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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해의 ‘해(海)’와 오리동의 ‘리(里)’ ● 사람을 무장해제시키는 편안함 있는 곳 ● 비뚤어진 펜글씨에 담긴 한 생애 ● 증조부가 세운 학교, 증손자가 되살리다 ● 책 둘러싼 장소와 경험이 책의 가치 완성 ● 너도 중심, 나도 중심…책은 공간과 만나야 장난스럽게 해리 포터 흉내를 낸 이대건 촌장. ‘AI 시대 다시 묻는 인문학'은 재단법인 지관(止觀)과 '신동아'가 공동 기획한 시리즈다.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이 인간의 삶과 사유 방식을 근본부터 뒤흔드는 지금, 오히려 철학과 인문학의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일수록, 인간이란 무엇인지를 묻는 목소리는 더 절실해진다. 하지만 깨달음은 책상 앞에 앉아서만 오는 게 아니다. 발길 닿는 곳, 눈길이 머무는 곳, 몸이 쉬는 곳에서 온다. 도로와 전기가 산업을 떠받치는 기반이듯, 사람이 머물며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이야말로 인문학의 인프라다. 요즘에는 이런 사유의 공간을 만드는 움직임도 늘었다. 〈편집자 주〉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고창행 버스를 타고 네 시간 남짓 걸려 도착한 전북 고창군 해리면. 서해에 닿아 있는 대한민국 서쪽 끝자락 마을이다. ‘해리'라는 지명은 일제강。기 행정구역을 통폐합할 때 청해면과 오리동면을 합치면서 청해의 '해(海)'와 오리동의 '리(里)'를 따와 생겨났다. 글자 그대로 '바닷가 마을'이라는 뜻이다. 이곳에 이 지명을 그대로 딴 '책마을 해리'가 있다. 서울에서 출판편집자로 일하던 이대건 씨가 고향 마을로 내려와 책을 테마로 조성한 복합문화공간이다. 플라타너스 고목 위 오두막 안에서도 책을 읽을 수 있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우선 규모다. 증조부가 지어 마을에 기증한 옛 초등학교 건물을 그대로 살려, 책을 읽는 것은 물론 직접 쓰고 펴내기까지 하는 공간으로 꾸몄다. 보유한 책만 무려 20만 권에 달한다. 웬만한 시립 도서관에 버금가는 장서량이다. 책을 읽으며 좀 더 머물고 싶은 여행자를 위한 숙박 공간도 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안으로 들어서니 드넓은 초록 잔디밭이 펼쳐졌다. 아이들이 뛰놀던 옛 운동장이다. 언덕 위로 붉은 벽돌 단층 건물들이 길게 누워 있고, 앞마당에는 기린 조각과 책 모양 벤치, 바깥 풍경을 그림처럼 담아내는 커다란 액자 조형물들이 서 있다. 플라타너스 고목 위에는 오두막이 얹혀 있었다. 어른들의 규칙을 피해 숲과 강으로 달아났던 개구쟁이들의 은신처가 떠올랐다. 마크 트웨인의 소설 '허클베리 핀의 모험' 속 소년 헉이 저런 곳에 숨어 지내지 않았을까. 야마토릴게임 전북 고창 해리면에 있는 ‘책마을 해리’의 내부. 비뚤어진 펜글씨에 담긴 한 생애 이정표를 따라 걸어가니 나무 덱 위를 한가롭게 거니는 들고양이가 먼저 손님을 맞았다. 안에는 원목 아치가 공간을 둘로 가르고 있었다. 백열전구 아래 평대(책을 눕혀 진열하는 낮은 판매대)에 그림책들이 누워 있고, 책 앞에는 손글씨 추천 카드가 세워져 있다. 노란 벽 앞 카운터에서는 직원이 커피를 내리고 있었다. 그 옆에 '책크인' 캠페인 안내문과 '디지털 관광주민증' QR코드가 나란히 서 있다. '책크인'은 책과 체크인을 합친 말이고, 디지털 관광주민증은 그 지역에 살지 않는 여행자도 '주민'처럼 등록해 지역 관광지 할인 등 혜택을 받게 하는 제도다. 책 읽기가 지역 관광과 한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책이 여행의 목적지가 되고, 여행이 다시 지역을 살리는 고리가 되는 것이다. 책 카페 내부. 대나무 울타리에 전시된 고창 할머니들의 시화. 책마을 분위기에는 사람을 무장해제시키는 편안함이 있었다. 입구 쪽 낡은 수동 타자기에는 종이가 끼워진 채였고, 노란 곰 인형이 '타자기 체험하세요' 팻말을 들고 있다. 자판을 누르니 활자가 종이를 '탁' 때리는, 요즘은 맛볼 수 없는 감각이 느껴진다. 안쪽 서재에는 오래된 전집류가 천장까지 차 있고 피아노와 흔들의자가 놓여 있다. 가장 오래 발길이 머문 곳은 대나무를 엮어 만든 울타리였다. 코스모스가 피어난 울타리에는 마을 어르신들이 손으로 쓰고 그린 시화가 걸려 있었다. 최영애, 조향순, 박일숙…. 펜글씨는 비뚤고 맞춤법도 고쳐지지 않았지만 진솔한 마음이 담긴 시들이었다. ‘허리가 아파도 일은 헌당께'라고 쓴 시가 있는가 하면, 장가 못 간 아들의 중매를 부탁하는 시도 있었다. 소녀 시절 제발 일 안 하는 곳으로 시집가게 해달라고 빌었지만 결국 고창 시골에서 평생 농사일에 지쳐 살았다며 그래도 남편을 제일 사랑한다는 말로 끝맺는 시도 있었다. 다듬어지지 않았기에 오히려 한 사람의 생애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글들이다. 책을 쓰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누구나 자기 삶의 저자가 될 수 있다는 이곳의 철학이 느껴졌다. 초·중·고교를 고창에서 나온 이대건 씨는 스스로를 '책마을 촌장'이라 부른다. '책마을 해리'가 들어선 공간은 본래 한때 전교생이 900명이 넘을 정도로 큰 초등학교였지만, 농촌 인구가 줄면서 결국 문을 닫았다. 이 촌장은 이 폐교를 인수해 20여 년 동안 일궈왔다 모바일바다이야기 . ‘해리'가 지명이라는 걸 몰랐습니다. "주변에선 '고창 책마을'로 하라고 권했지만, 고창 하면 복분자, 장어, 고인돌 등 떠오르는 게 너무 많아요. 책의 정체성을 잘 드러낼 수 없을 것 같았어요. '해리'라는 단어는 우선 모던하잖아요. 한국어 같기도 하고 영어 같기도 하고. 참, '해리 포터'도 연상되지 않나요." 동그란 안경을 쓴 그가 진짜 해리 포터 속 소년 같은 표정으로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옛날 초등학교 넓은 부지에 조성된 책마을 전경. 증조부가 세운 학교, 증손자가 되살리다 책마을 해리는 3000평(약 1만㎡) 부지에 크고 작은 건물이 열세 동이나 된다. 학교 하면 흔히 떠오르는, 가로로 길게 뻗은 건물 한 채 앞에 운동장이 펼쳐진 광경이 아니라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이 촌장은 건물마다 용도를 정해 운영하고 있다. 신간을 파는 '책방 해리', 카페, 교사들이 머물던 관사를 고쳐 만든 숙박 공간,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책을 만드는 출판 캠프가 열리는 '책 공방', 책 한 권을 들고 들어가 다 읽어야만 나올 수 있는 '책 감옥' 등 다양하다. '책 감옥'은 스스로를 가둬서라도 한 권을 끝까지 읽어보라는 장난스러운 권유다. 만화책만 모아놓은 '만화학교'도 있다. 이 학교는 본래 1936년 그의 증조부가 지어 마을에 기증한 곳이다. 2001년 2월 폐교된 뒤 거의 버려지다시피 해 유리창이 깨지고, 축구 골대와 정글짐, 나무들, 심지어 물탱크까지 사라졌다. 이 촌장은 2006년 고창 교육청으로부터 학교를 사들였다. 책마을 해리에는 20만 권의 장서가 있다. 학교를 인수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설립자 후손이니까 우선권이 있었어요. 당시 고창교육청 소유였는데 폐교된 학교 몇 곳을 매각한다고 하더라고요. 거기에 이 학교가 끼어 있었지요. 바다가 가깝고 정남향이라 대형 교회가 수련원으로 쓰겠다, 태양광 발전소를 짓겠다, 도축장으로 쓰겠다는 사람들까지 있었어요. 마을 어르신들이 학교를 세운 분의 정신을 살릴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며 저희 집안에 알려온 거죠." 그렇게 고향으로 내려온 지 20여 년. 그는 '책마을 해리'를 책만 읽는 공간이 아니라 누구나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엮어 책으로 만들 수 있는 체험 공간으로 가꿨다. 책 공간의 새로운 실험을 이어온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에는 아쇼카 펠로로 선정됐다. 한국인으로는 12번째다. 모바일 바다이야기 사건 아쇼카는 1980년 미국에서 출범한 세계 최대 규모의 사회혁신가 네트워크로 사회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가는 이들을 '펠로'로 뽑아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생활비 등을 지원한다. 한국인 첫 펠로는 제주 올레길을 만든 고(故) 서명숙 씨다. 책에는 언제부터 빠지셨습니까. "어릴 때부터죠. 글쓰기 강의할 때 늘 하는 얘기가 있어요. 글을 잘 쓰고 못 쓰고는 타고난 재능도 있지만 운도 많이 작용한다. 한마디로 누구를 만나느냐, 어떤 계기가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거죠. 저도 글 쓰는 걸 좋아한 데다 좋은 선생님들이 계셨어요. 전라북도 백일장에 나가면 금상, 은상을 도맡아 받았지요." 그는 자연스럽게 시인의 삶을 꿈꿨다고 했다. "대학은 문예창작과에 지원했어요. 당연히 붙을 줄 알았는데 마침 그해 문창과가 예체능계에서 인문계로 바뀌는 바람에 실기 시험이 없어졌어요. 제 장기를 발휘할 수가 없었던 거죠. 재수를 해서 국문과에 갔습니다." 하지만 그 우회로가 오히려 그를 책 만드는 일로 이끌었다. 출판 일은 어떻게 시작했습니까. "학교 선배 한 분이 '출판 일 하는 친구가 있는데 아르바이트로 좀 도와줘라' 해서 시작한 게 평생 직업이 됐지요." 주로 어떤 책을 만들었습니까. "그림책, 자기계발서, 문학, 인문교양 다 했어요. 잡지도 만들었고요. 어쩌다 보니 디자인부터 책 제작까지 다양한 경험을 했지요. 결과적으로 그게 책마을 해리에서 다 쓸모가 있었습니다." 원고의 문장을 고치는 일부터 표지와 판형을 정하고 인쇄소에서 책을 찍어내는 일까지 출판의 전 과정을 몸으로 익힌 경험이 훗날 아이와 어르신들이 직접 책을 만들어보는 출판 캠프를 운영하는 밑천이 됐다는 얘기다. 책 둘러싼 장소와 경험이 책의 가치 완성 그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멘토가 있다. 한국 1세대 북디자이너로 평가받는 정병규 씨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표지 장정을 넘어 책 전체의 형태와 구조를 설계하는 '북 디자인'을 하나의 전문 영역으로 세운 사람으로 꼽힌다. "선생님은 제게 책 기획부터 디자인, 제작까지 전체를 아우르는 눈을 갖게 해주신 분이세요. 가까이에서 참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공부 더 해라' 하셔서 대학원도 갔고요. 책은 앞으로 공간과 결합해야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선생님에게서 영감을 받은 영향이 컸습니다." 마침 그것을 몸소 깨닫게 한 일도 있었다. 나무그늘 아래 해먹에 누워 책을 읽을 수 있다. "2000년대 초반 전자책 붐이 불었잖아요. 당시 출판사들이 투자해서 '북토피아'라는 전자책 회사를 만들었는데, 시장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결국 부도가 났죠. 모바일야마토무료게임 그 과정을 겪으면서 책이라는 물성(物性) 자체를 인문학적으로 탐구하게 됐다고 할까요. 한마디로 책은 그 자체만큼이나 읽는 공간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 고향에서 증조부가 세운 학교가 폐교돼 주인을 찾는다는 소식이 들려왔고요. 그럼 여기서 시작해 보자는 마음으로 내려왔습니다." 종이책이 곧 사라질 것처럼 보인 시절, 오히려 그는 종이와 활자, 손으로 넘기는 감각 같은 책의 '몸'에 주목한 것이다. 내용만 옮겨 담으면 되는 전자책이 실패하는 것을 보며, 책을 둘러싼 장소와 경험이 책의 가치를 완성한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책마을 운영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말로 다 못 합니다(웃음). 이렇게 틀을 갖추게 된 건 거의 기적이나 다름없지요. 돈이 조금 모이면 하나 고치고, 또 모이면 하나 고치고. 그러다 운 좋게 아쇼카 펠로로 선정된 게 큰 힘이 됐어요. 그 덕에 지붕을 다 바꿨어요." 책과 공간 이야기를 더 해볼까요. "사람들이 책을 안 본다고들 하는데 앞으로 책은 공간과 결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요즘 지방마다 작은 동네 책방이 생기는 것도 그런 흐름이라고 봅니다. 사람들이 시골 구석구석 동네 책방을 찾아가는 이유는 그 공간과 교감하고 싶어서거든요. 책 한 권은 인터넷 서。에서 클릭 한 번으로 살 수 있어요. 그런데도 사람들이 굳이 먼 길을 달려 작은 책방을 찾는 건, 책을 사러 가는 게 아니라 그 공간이 주는 분위기와 주인의 안목, 그곳에서 보내는 시간을 경험하러 가는 것 아닐까요." 책마을 해리 곳곳에 있는 조형물. 책과 공간을 결합한다는 건 공간 안에서 어떤 활동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까. "공간을 통해 책에 대한 감각을 깨우자는 거예요. 휴대전화 화면 안에서만 생각하고 관계 맺고 사유를 넓히는 방식에서 한번 나와보자는 거죠. 그걸 위한 가장 최적화된 시스템이 동네 책방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는 책마을 해리를 책을 '경험하는' 공간으로 꾸몄다. 해리면 할머니들과 함께 그림책을 만들었고 전국에서 찾아오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출판 캠프를 운영하며 각자의 일상과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준다. 2025년까지 이곳에서 자기 이름으로 책을 펴낸 사람은 무려 6400여 명에 이른다. 대나무 가지를 엮어 만든 울타리에 걸린 어르신들의 시화도 그 결실 가운데 하나다. 책을 안 보는 시대에 책의 미덕은 뭡니까. "저는 의도적으로라도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모르던 것을 알게 되는 격정의 순간을 매일 경험하는 가장 현명하고 효율적인 방법이 활자를 읽는 거라고 봅니다." 유튜브로는 안 됩니까. 모바일 바다이야기 게임 "책을 읽을 때와 유튜브, 특히 쇼트폼(1분 안팎의 짧은 영상)을 볼 때 뇌의 어느 부위가 활성화되는지는 이미 많이 연구돼 있잖아요. 뇌가 뇌로서 발전하려면 읽고 써야 해요. 유튜브 보는 뇌와 읽고 쓰는 뇌는 달라요." 너도 중심, 나도 중심…책은 공간과 만나야 영상은 정보를 쏟아붓듯 전달하지만, 글은 독자가 스스로 문장을 따라가며 의미를 짜맞춰야 한다. 그 '수고로움'이 생각하는 힘을 기른다는 것이 그의 믿음이다. "책에 대한 담론은 많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책을 매개로 수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어요. 이번 여름에는 어린이와 청소년 29명이 함께 책 캠프를 했어요. 29명이 나흘 동안 한 권의 책을 만들었지요. 나흘 동안 같이 듣고 보고 냄새 맡았던 경험이 책 한 권으로 모여요. 그렇게 쓰고 읽으면서 알게 돼요. 아, 이 친구는 내가 이렇게 본 걸 저렇게 봤구나. 그 며칠 동안 나와 다르게 경험하고, 내가 못 본 걸 봐주는 존재가 있다는 자각, 그게 하나의 세계를 만드는 거예요. 이걸 확장하면 공동체예요. 지금은 다들 혼자고, 다들 자기만 세계의 중심이라고 생각하잖아요. 그게 아니다, 너도 중심이지만 네 옆의 존재도 중심이다. 그게 어렵게 출판 캠프와 책 학교를 유지해 온 핵심이에요. 너만 중심이 아니라 나도 중심이라는 자각이죠. 책의 저자가 된다는 건 나도 중심이 된다는 거거든요." 같은 바다, 같은 마을을 보고도 스물아홉 명이 저마다 다른 글을 쓰고 그 글을 한 권으로 묶어 서로 읽으면서 아이들은 '내 눈'만이 세상을 보는 유일한 창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고 한다. 책을 쓰는 일은 자기 목소리를 갖는 일이고, 책을 함께 읽는 일은 남의 목소리를 듣는 일이다. 그가 말하는 '모두가 중심'이란 바로 그 두 가지가 만나는 자리라는 거였다. 서울을 경험하고 내려와 보니 어떻습니까. "갈수록 어려운 건 사실이에요. 지방에선 먹고사는 일이 어려우니 떠날 수밖에 없죠." 희망이 있습니까. "아까 말씀드렸듯 중심은 하나가 아니잖아요. 모두가 중심이고 여기도 중심이라는 자각이 들면 재밌고 즐거워요. 동네 책방 하는 친구들도 자기들이 좋아서 하는 거잖아요. 얼마나 좋아요. 그리고 모든 건 마음먹기 나름입니다. 요즘 나라와 지역에 청년 지원책이 엄청 많아요. 창업하면 저금리로 지원도 해주고 프로그램도 많아요. 그런데 '지방 가면 굶어 죽는다, 거기서 뭐 먹고사냐, 다 서울로 와라' 하고 끊임없이 주입하잖아요. 청년들을 부려 먹으려는 전략이라고 봅니다(웃음). 그래도 요즘 많이 달라졌어요. 책방만 봐도 그런 분위기가 퍼지는 게 보여서 반갑죠." 서울만이 중심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순간, 바닷가 끝마을 폐교도 하나의 중심이 된다는 것을 그의 삶이 증명하고 있었다. 는 제주 올레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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