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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근처에 오랫동안 트럼프 지지 팻말을 현관에 세워놓던 집이 있었다. 며칠 전 지나가는데 그 팻말이 사라졌더라. ‘마침내(Finally)’라고 생각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매컴 카운티 워런의 한 월마트에서 쇼핑 카트를 꺼내던 백인 중년 여성 잰은 동네 분위기를 전하며 “트럼프는 자기가 하겠다고 했던 일을 하나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휘발유 가격과 식료품 가격을 거론하며 “그(트럼프)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디트로이트 교외 매컴 카운티는 도널드 트럼프(사진) 대통령의 정치적 성공을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곳이다. 미시간주는 늘 요동치는 ‘스윙 스테이트’이지만 매컴 카운티만은 트럼프의 텃밭이었다. 트럼프는 2016년부터 세 차례 모두 매컴 카운티에서 승리의 깃발을 꽂았다. 2024년 대선 당시 트럼프는 미시간주에서 1.4% 포인트 차로 신승을 거뒀는데, 매컴 카운티에서 13% 포인트 차로 압승한 것이 컸다. 매컴 카운티는 민주당을 지지했던 자동차 산업 노동자와 백인 블루칼라 유권자 상당수가 트럼프 쪽으로 이동하면서 ‘트럼프 컨트리’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매컴 카운티가 있는 미시간주는 오는 11월 중간선거 최대 접전지 중 하나다. 특히 연방 상원의원 선거는 공화당의 마이크 로저스 후보와 민주당의 압둘 엘사예드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엎치락뒤치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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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컴 카운티를 비롯해 디트로이트, 디어본 등에서 1박 2일간 만난 미시간 유권자들 사이에서 트럼프의 정책, 특히 경제 정책에 실망한 목소리가 컸다.
높은 물가는 지지층에게도 버거울 정도다. 월마트에서 시설관리 기술자로 일하는 흑인 남성 빌(43)은 스스로를 트럼프 지지자로 소개했지만 경제에 불만이 많았다. 그는 주유소에서 서민들의 어려움을 확인한다고 했다. “어떤 사람들은 주유소에서 ‘인생의 결정’을 한다. 휘발유를 10달러어치 넣을지, 5달러어치만 넣고 나머지 5달러는 식료품을 사는 데 쓸지 결정해야 한다.” 빌은 “경제가 더 나빠지고 있다”며 “트럼프 첫 임기 때가 나았다. 그때는 도심이나 빈민가까지 정책 효과가 있었고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지난달 30일 디트로이트 서쪽에 위치한 디어본의 포드 루지 센터(Rouge Center)에서도 민심의 동요는 감지됐다. 이곳은 미국 픽업트럭의 상징인 포드의 ‘F-150’을 조립 생산하는 곳이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매컴 카운티의 공화당 지지 조직 ‘미시간 매터스’ 사무실에서 자원봉사자들이 후보들의 선거 홍보물을 준비하고 있다.
공장 문을 나서던 흑인 여성 노동자 알리시아(58)는 “식료품 가격이 정말 많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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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간 정말 우리가 먹을 음식을 직접 길러야 할 판”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포드에서만 30년을 일했다는 그의 관심사는 거창한 정치 구호보다 당장의 일자리와 생활비였다. 그는 중간선거 최대 이슈에 대해 “일자리, 고용 안정”이라며 “우리는 일자리를 잃게 되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나는 해고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트럼프는 미국 자동차 산업의 재건을 내걸었다. 캐나다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했고 내년 1월 1일부터 50%로 두 배 인상하겠다고 선언했다. F-150은 디어본에서 최종 조립되지만 핵심 부품은 캐나다에서 국경을 건너 넘어온다. 포드 공장의 백인 노동자 마이크(45)는 “나는 그(트럼프)가 노동자들을 보호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돈 많은 사람들, 상위 계층만 보호한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캐나다와의 무역전쟁이 모든 것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말 그대로 우리가 하는 모든 것의 가격을 올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를 찍었다는 백인 노동자 조시 라이트(45)는 이번 선거에서 자신에게 중요한 문제로 ‘노동자 안전과 시간당 임금’을 꼽으며 “우리는 경제, 더 나은 물가를 기대했다. 그런데 아직 현실에 반영되는 걸 보지 못했다”고 했다. 포드에서 27년간 일한 그는 “주식시장은 올랐을지 모르겠지만 밑바닥에서는 분명 고통을 느끼고 있다”며 “기름값과 음식값,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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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시장이 좋아 보이는 것과는 별개”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지난 1일 매컴 카운티 세인트클레어쇼어에서 열린 캔버싱(canvassing·유권자 방문 선거운동) 현장에서 만난 여성 자원봉사자 켈리 캐시머(44)는 “동네 마당마다 꽂혀 있던 트럼프 팻말이 눈에 띄게 사라졌다. 그를 열광적으로 지지하는 모습도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며 “매컴 카운티는 항상 공화당 지역이었지만 이제 더 이상은 아니다”고 했다. 15년간 간호사로 일한 에밀리(38)도 엘사예드의 의료 정책을 지지하며 “엘사예드를 지나치게 진보적이거나 급진적이라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주류 민주당원이다. 적어도 내가 자라면서 배운 ‘주류 민주당 정책’은 그런 것이었다”고 옹호했다.
공화당 인사들도 생활비 문제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인정했다. 매컴 카운티의 공화당 외곽 조직 ‘미시간 매터스(Michigan Matters)’ 사무실에서 만난 마크 포튼(79) 의장은 “생활비 등 비용 문제 때문에 우리가 일부 지지를 잃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휘발유 가격 인상이 트럼프의 잘못은 아니라면서도 “사람들은 주유소에 가서 기름값을 보고 그냥 질려버린다”고 했다. 그럼에도 포튼 의장은 상원의원 선거 승리를 자신했다. 그는 “나는 마이크 로저스가 매우 강하다고 생각한다”며 “흥미로운 선거가 될 것이다. 로저스를 지지해서라기보다 민주당 후보에 반대해서 (로저스에) 투표하는 표도 상당히 많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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