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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음과 조선 마을 공동체 해체]에서 이어짐 지난 6일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 석곡리 섬실마을의 풍경은 평화로웠다. 섬실정미소에서는 가을걷이 수확물을 도정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마을 앞 지방도(옛 평해대로)에 가끔 차량이 지나갔다. 그 길가 동구 느티나무가 잎을 떨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섬실마을은 철길을 두고 위아래 동네로 나뉘어 있었다. 그 옛 마을은 조선시대로 치자면 마치 영화 '왕과 사는 남자'에 나오는 순박한 사람들이 사는 민촌이었다. 섬실마을도 깊은 산골이었다. 앞서 얘기했듯 조선시대 행정은 면리제였다. 면사무소 기능은 면소(面所)였고, 주재소와 같은 사법적 기능은 치소(治所)였다. 조선의 행정은 향약을 바탕으로 독자적 자치 규약을 가지고 공동체를 유지하도록 했다. 따라서 읍성에서 떨어진 곳에는 매일 읍내 아전들이 순찰할 수 없었으므로 토착 사족을 통해 행정 명령과 자치 규약이 실천되도록 했다. 석곡리 섬실마을 또한 수백 년을 이러한 전통 속에 살았다. 그런데 일제가 1930년대 석곡리 한가운데로 흙둑을 쌓았다. 경경선(중앙선) 매월터널이 완성될 즈음이었다. 이 인공 제방이 마을을 가르자 섬실마을은 '윗돌실' '아랫돌실'이 되고 말았다 모바일 바다이야기 환전 가능 . 마치 삼팔선과 같았다. 그 흙둑 공사는 야산에서 흙을 가져와 쌓았다. 판대천과 매월천 바닥의 모래와 자갈은 거푸집에 부어져 콘크리트라는 것을 만들어 냈다. 흙둑 공사를 위해 도로코라는 흙 운반차가 동원되기도 했으나 대부분은 인부와 강제 동원되다시피 한 주민의 힘으로 쌓였다. 주재소 순사는 마을 사람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중앙선 건설을 위한 울력을 요구했다. 그리고 흙둑 위에 철길이 놓였다. 판대천 등과 같은 물길을 지나기 위해서는 철교가 건설됐다. 섬실 사람들은 철길 둑으로 길이 막히자 철교 밑으로 다녔다. 사람들은 그 길을 굴다리라고 불렀다. 일제는 한반도에서 군사용 목적으로 중앙선 등을 건설하며 조선의 농어촌 곳곳을 이같이 훼손해 나갔다. 촌락의 지형과 주민의 생활 교류 등은 배려하지 않았다. 섬실마을을 갈라놓은 철길은 당장 그곳 양평군 상동면의 최대 우시장이었던 섬실마을 우시장의 위축을 가져왔다. 그때 섬실 아랫돌실에 있던 우시장은 굴다리를 지나야만 들어갈 수 있었다. 우시장은 판대천이 철길과 일정하게 거리를 두고 같은 방향으로 흘렀기 때문에 고립된 형국이었다 모바일 레알야마토 . 굴다리는 울어대는 소와 비켜 가려는 상인들로 늘 엉망진창이었다. 이날 섬실마을 철교 밑. 일제가 건설한 섬실마을 철교는 윗부분이 철거됐다. 1940년 개통된 구간이 2012년 복선화되면서 마을 남쪽으로 새로 철로가 놓였기 때문이다. 새 철로는 판대천을 따라 하늘다리 형식으로 건설됐다. 섬실마을은 이제 초고속열차의 굉음을 듣게 됐다. 굴다리 아래 판대천가에서 수확물을 다듬던 이경자(80대·가명) 어르신이 말했다. 열여덟 무렵 이곳으로 시집와 살았다고 했다. "그때만 해도 우시장이 열리면 시끌벅적했어. 국밥집도 있었고…구둔치로 넘어가려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한잔 걸치고 가기도 했어. 하지만 저 아래 쌍학리 우시장이 커지면서 언젠가부터 우시장이 열리지 않더라고. 그때만 해도 여기가 큰 동네였지. 그나저나 이 철길이 쓸모없어졌으면 헐어 내주지 왜 이대로 두나 몰라." 섬실마을을 '윗돌실' '아랫돌실'로 갈랐던 철길은 이제 용도 폐기됐으나 잡목만 무성한 채 그대로이다. 굴다리도 형태도 그대로다. 섬실마을은 70년대 전후만 해도 150~200여 가구가 살았다. 지금은 30~40가구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마을의 분단선과 같은 철길 제방은 당연하다는 듯 그 자리에서 그대로 마을을 갈라놓고 있다. <하편 끝> 가려는 상인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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