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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리는 사람 목소리를 닮았어요. 호흡 하나에 감정이 다 실리죠. 온 정성을 다한 소리와 대충 부는 소리는 음색 자체가 다릅니다.” 최근 서울 서초구의 삼현육각보존회 연습실에서 만난 제33회 방일영국악상 수상자 최경만(79) 명인이 직접 피리를 불며 즉석 시범을 보였다. 그는 “민요의 호흡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기에 노래도 잘 부를 줄 알아야 한다. 나도 웬만큼 민요 소리를 한다”며 웃어 보였다. 삼현육각은 피리 2대와 대금·해금·장구·북으로 이뤄진 6인조 국악 편성을 말한다. 서울시 무형유산 삼현육각 피리 예능 보유자인 그는 국내 최고의 피리와 태평소 연주 대가이자 경기·서도 민요를 두루 꿰뚫는 남·북한 민속악의 산증인으로 꼽힌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 부여군충남국악단 예술감독, 한국음악연구회총연합회 회장, 중앙대 국악대학 겸임교수 등을 지내며 전통 삼현육각의 복원과 전승, 후학 양성에 힘써왔다. 현재 동국대 한국음악과 특임교수를 맡고 있으며, 지난해 옥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지난 9월 팔순을 맞아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산수(傘壽) 예찬’ 공연을 여는 등 여전히 활발한 연주 활동 중인 .도 방일영국악상 심사 과정에서 높은 평을 받았다. 스스로는 “수상 소식에 깜짝 놀라 내 삶을 돌아봤다. 나보다 상 받으실 분이 더 많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가장 마음에 걸린 건 “서른살 되던 1977년에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약 20년간 목수로 살았던 시간”이었다. “어려운 집안 형편에 어쩔 수 없이 떠난 이민”이었다. 손오공릴게임예시 고2 때 전국국악경연대회 피리 부문 1등을 차지할 만큼 일찍부터 두각을 나타냈지만, “집에 전기가 안 들어와 부상으로 받은 탁상용 형광등을 한 번도 켜보지 못했고, 졸업 후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 초창기 월급 3000원으로는 삶을 꾸리기 어려워 자동차 정비 일을 병행했다”고 했다. 미국에서도 LA중앙국악원을 설립했고, 동료 국악인들의 끊임없는 설득에 1997년 한국 음악계로 돌아왔다. 그럼에도 마음 한편에는 늘 음악을 잠시 등졌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는 “다시 돌아온 뒤 목수 일로 배긴 굳은살 때문에 소리 구멍을 잘 막았는지 구분이 잘 안 돼 속상했다”고 했다. “남들보다 뒤처진 만큼 두 배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그를 잊혀져 가던 경기 민요 소리 복원과 우리 소리를 해외에 알리는 활발한 연주 활동으로 이끌었다. 어린 시절부터 일편단심 ‘피리’와 사랑에 빠졌기에 재회는 더욱 애틋했다. 서울 광진구 군자동의 농촌 가정에서 자란 최 명인은 “동네 굿판이나 추수철 잔치에서 장구 장단만 들리면 뒤를 쫓았고, 여러 국악기 중 피리 소리가 가장 우렁차고, 구성져서 반했다”고 했다. 이때부터 어린 최 명인 손에 잡힌 모든 것이 ‘피리’가 됐다. “대나무 우산이 망가지면 우산살만 떼어낸 뒤 달군 철사로 구멍을 뚫었고, 대파 줄기를 쉴 새 없이 불어댔다”고 했다. 부모님과 형들이 “공부하라”며 수차례 혼냈지만, 그의 피리 사랑을 꺾을 수 없었다. 결국 국악예술고(현 국립전통예술고) 1기로 입학해 당대 최고 명인들이던 지영희, 최인서에게 각각 피리와 태평소를 전수받았다 모바일 손오공게임사이트 . 그렇게 탄생한 ‘최경만제 호적풍류’는 다소 날카롭게 여겨지던 태평소 음색을 맛깔스럽고 호쾌한 소리로 끌어올렸다고 평가받는다. 최 명인은 “경기 소리는 야질자질하게 예쁘고, 서도 소리는 우는 소리가 제맛인데, 그 차이를 알아야만 제대로 연주할 수 있다”며 “요즘 우리 태평소에도 클래식 악기처럼 플라스틱 빨대(리드·숨을 불어넣는 부품)가 보편화되고 있는데, 전 갈대를 깎아 만든 전통 서(리드)를 선호한다”고 했다. “특유의 구수한 우리 소리를 지키기 위해서”다. “우리 소리는 들리는 것뿐만 아니라 보이는 것도 멋있어야만 하는 음악” 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낸 최 명인은 “삼현육각 공연 때도 내 피리 소리 뿐만 아니라 팔을 드는 각도, 무대 눈높이 등 세세한 연출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했다. 최 명인은 지난 3월 아내인 서도소리 명창 유지숙 전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이 BTS 광화문 공연 무대에 참여해 아리랑을 부르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과정을 지켜보기도 했다. 그는 “참 대견하면서도, 평생 대중에게 알리기 어렵던 국악이 세계적 팝스타와의 공연 한 번으로 주목받는 현실이 조금은 씁쓸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통 국악 음악 연주도 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더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면서, 이번 방일영 국악상을 “차후 후학 양성에 힘쓰며 내 피리 소리를 주변과 함께 나눌 방안을 끊임없이 고민하며 살아갈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요즘 주변 명인들에게 ‘내 소리가 별로면 이제 그만하자, 솔직히 말해달라’고 부탁해 놨어요. 그럼에도 힘 다하는 날까진 계속 불고 싶습니다. 피리는 제 흔적을 세상에 남길 유일한 방편이니까요.” color: #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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