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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남포조선소를 방문해 신형 군함 건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노동신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4일 “평화수호를 위한 선택지에는 분명 대화가 포함돼 있다”며 대북 적대시 정책 전면 철회를 요구한 것을 두고 중간선거에서 참패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의회 주도권을 미국 민주당에 내준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 이슈를 국면 전환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른바 핵보유국 인정을 압박하며 ‘배드 딜(나쁜 거래)’을 유도하기 위한 줄다리기에 들어갔다는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만 t급으로 추정되는 대형 군함 건조 현장을 처음으로 공개 방문하며 “적수들의 핵공갈과 위협을 반드시 힘으로 제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입지 좁아진 트럼프 압박 ‘배드 딜’ 유도 전략
김여정은 이날 담화에서 미국이 세계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 해킹 사건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한 데 대해 “워싱턴의 변함없는 대(對)조선 적대시 정책의 연장선”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악용해 모종의 정략적 수익을 얻으려던 미국의 악의적 기도는 정치적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했다.
바이낸스 해킹 사건으로 미국의 추가 대북 제재 가능성이 커진 데다 북-미 대화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김여정이 이틀 연속 해킹 혐의를 부인하는 담화를 낸 것. 김여정은 전날 미 연방수사국(FBI)이 바이낸스 배후로 북한을 지목한 것에 대해 “미국의 정치적 도발”이라고 반발하는 담화를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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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김여정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 포기가 모든 문제 해결의 대전제이며 기본 열쇠”라면서 “평화 수호를 위한 선택지에는 분명 대화가 포함돼 있지만 이는 우리에게 있어서 국가 이익과 반드시 동일시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북-미 대화를 위해선 바이낸스 해킹에 대한 미국의 대응 등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는 것.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아직 북한 소행인지는 모르지만 북한의 소행이라면 북한과 그 문제에 대해 대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속한 미 공화당이 3일(현지 시간)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모두 참패한 가운데 김여정이 대화 여지를 남기며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한 것을 두고 몸값을 높이기 위한 대화 군불 때기에 들어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중간선거 패배로 입지가 좁아진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 성과를 정치적 돌파구로 삼으려 할 가능성을 고려해 대미 압박에 나섰다는 것.
실제로 김여정은 이날 담화에서 바이낸스 해킹 사건과 함께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미국과 유엔의 대북제재, 미 국무부의 북한 인신매매보고서 발간 등을 철회돼야 할 대북 적대시 정책으로 꼽았다.
일각에선 북한의 ‘돈줄 지키기’ 행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북한이 바이낸스에서 빼돌린 가상자산은 63억4000만 달러(약 8조4000만 원) 규모로 가상자산 탈취로는 역대 최대 규모지만 미국이 돈세탁을 추적해 동결에 나서면서 북한이 현금화할 수 있는 가상자산 규모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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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먼저 대화 여지를 내비친 건 자신들이 아쉬운 게 있다는 의미”라며 “미국에 ‘가상자산 동결을 멈춰 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 1만 t급 추정 선박 공개로 육해공 압박
북한은 4일 1만 t급 순양함 공개와 탄도미사일 도발로 무력시위도 이어 갔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2일 남포조선소를 찾아 현대화 사업과 신형 함정 건조 현장을 .검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시찰한 함정의 배수량과 구체적인 무장 체계 등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1만 t급 순양함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 해군이 보유한 전투함 중 최대 규모인 정조대왕함급 이지스구축함(8200t급)보다 큰 규모다. ‘강철비’라 불리는 집속탄과 전술핵을 탑재해 정밀 타격할 수 있는 600mm 초대형 방사포, 자폭 드론을 잇따라 시험 발사한 데 이어 초대형 군함 건조 현장까지 공개한 것.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현재까지 북한이 공개한 군함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순항미사일 등을 더 많이 탑재하는 장거리 함대지 타격 함정으로 건조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함정을 시찰하며 “세계의 그 어느 나라도 가지고 있지 못한 작전 능력을 보유한 전투체계로 건조된다”며 “지역 내 적수들의 핵공갈과 위협을 반드시 힘으로 제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6월 서해 남포항에 ‘북한판 이지스함’으로 불리는 5000t급 신형 구축함 ‘최현호’를 취역시키며 1만 t급 순양함을 포함해 최현급 이상의 수상함을 매년 2척씩 건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9월에는 동해 원산항에 5000t급 신형 구축함 강건호를 실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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