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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한 에이지슈터 대표가 지난달 자선 골프 대회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임 대표는 골프다이제스트가 선정한 세계 50대 교습가(미국 제외)에 두 번 선정된 바 있다. 데상트코리아 제공
이헌재 스포츠부장
지난달 경기 여주 페럼CC에서는 한 스포츠용품 회사가 주최한 자선 골프 대회가 열렸다. 약 100명이 참가한 대회의 모든 수익금은 서울대어린이병원에 기부했다. 주최사도 1억 원을 기탁했다.
이 행사의 중심에는 ‘골프 레슨의 신’으로 불리는 임진한 프로(69)가 있었다. 임 프로는 이날 라운드를 하지 않았다. 그 대신 대회에 출전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모두 레슨을 했다. 임 프로는 “살아오면서 골프에 진 빚이 많다. 이제는 나이도 있고 하니 시간이 되는 대로 좋은 일을 하려 한다”고 했다. 서울대병원 후원회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임 프로는 “나라의 희망은 어린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바빠도 어린이병원에 힘이 되는 일에는 나서려 한다”고 했다.
임 프로는 일흔 가까운 나이다. 하지만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피부엔 윤기가 넘치고, 모발도 풍성하다. 임 프로는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며 살다 보니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며 웃었다.
휴대전화 캘린더를 보니 빈 날이 거의 없다. 올해는 물론 내년 초반까지 일정이 빡빡하다. 그만큼 여전히 그를 찾는 사람이 많다. 임 프로는 방송 출연과 함께 각종 행사와 강연에도 나선다. ‘에이지슈터’라는 이름의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20년 넘게 같은 골프 연습장에서 꾸준히 개인 레슨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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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유튜브계의 베스트셀러 ‘임진한 클라스’도 6년째 이어가고 있다. 구독자 수가 52만8000여 명에 이른다. 아마추어를 위한 골프 레슨은 물론 김국진, 신동엽, 이종범 등 연예계와 스포츠계 셀럽 등과 함께하는 라운드가 인기 있다. 세계 100대 코스를 찾는 방송을 위해 해외에도 종종 나간다. 임 프로는 “꽤 오래전부터 남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해 투자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다. 그런데 그게 좀처럼 잘되지 않아 답답하기도 하다”고 했다.
골프 교습가로서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선수 시절 그는 꽤 알아주는 실력자였다.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서 5승을 거뒀고, 전성기를 지나 30대 중반에 진출한 일본 투어에서도 3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은퇴 후에는 선수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강욱순, 박인비, 배상문, 양용은, 허석호 등 미국과 일본 등에서 큰 성과를 거뒀던 선수들이 그의 제자다. 안병훈도 중학생 때까지 가르쳤다. 그러다가 20여 년 전부터 프로 선수들을 지도하지 않고 아마추어 레슨으로 방향을 틀었다. 임 프로는 “프로 선수들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내 인생도 함께 걸어야 했다. 좋은 후배 교습가들도 많이 나오던 상황이라 ‘아마추어들과 즐겁게 골프를 해 보자’는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아마추어 골퍼를 가르치는 일은 그에겐 ‘천직’이었다. 임 프로는 “언젠가 한 번 관상을 잘 본다는 스님과 차를 마신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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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스님이 ‘선생으로 아주 좋은 관상’이라고 말해 준 적이 있다. 지나고 보니 그 말이 정말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며 웃었다.
그 역시 사람인지라 레슨이 힘들 때도 있다. 그런데 레슨을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힘든 걸 잊고 가르치는 일에 집중하게 된다고 한다. 임 프로는 “선수 때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정말 열심히 살았다. 리어카 두 대에 가득 실은 공을 쳐가면서 프로가 됐다”며 “그런데 지금은 내 레슨을 받고 좋아지는 골퍼들을 볼 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즐거움을 느낀다. 하루 10시간씩 레슨을 해도 골퍼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힘든 게 싹 사라진다”고 했다. 그는 상대가 누구든 성심성의를 다한다. 뒤에서 쳐다보는 게 아니라 허리를 숙이고 무릎을 꿇어 공을 놔준다.
일주일에 서너 번은 필드에 서는 그이지만 정작 자신을 위한 골프는 그중 한 번 정도다. 필드 레슨을 나갈 때 동반자의 공이 잘 맞지 않으면 그는 자신의 클럽을 집어넣고 오직 레슨에만 집중한다. 하지만 워낙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터라 종종 ‘에이지 슈트’(자신의 나이 이하 스코어를 기록하는 것)를 친다. 임 프로는 “67세 때 66타를 치면서 처음 에이지 슈트를 한 뒤 요즘도 종종 한다. 하지만 인생과 마찬가지로 골프도 실수를 피할 수 없는 종목이다. 그럴수록 인내하고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걸 새삼 느낀다”고 했다.
그의 마지막 목표는 골프 학교를 설립하는 것이다. 엘리트 골프 선수를 키우는 것을 넘어 지도자 양성, 골프 산업에서 일할 수 있는 인재까지 아우르는 전문 교육 기관이다. ‘69세 청춘’인 그는 여전히 큰 꿈을 꾼다.
이헌재 스포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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