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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영풍·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 현 경영진 간 분쟁이 2년을 넘기면서 장형진 영풍 고문이 과거 강조했던 ‘주주’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장 고문은 2024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초기 인터뷰에서 “주주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그걸 봐야 회사가 오래 간다”고 말했다. MBK와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나선 명분 역시 주주가치 제고였다.
그러나 최근 주주총회에서 나타난 표심은 장 고문과 영풍·MBK 측에 뼈아픈 결과로 돌아왔다. 지난 9일 열린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최대 승부처였던 분리선출 감사위원 선임 표결 결과,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백인규 후보는 출석 의결권 기준 81.8%의 찬성을 얻었다. 반면, 영풍·MBK 측이 추천한 박유경 후보의 찬성률은 27.93%에 그쳤다.
이번 표결은 단순한 이사회 자리 다툼을 넘어 일반주주의 판단을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로 평가됐다. 감사위원 분리선출에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이른바 ‘3% 룰’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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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간 지분 경쟁보다 외국인, 기관, 개인 등 일반주주의 선택이 결과에 더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투표 결과도 이 같은 흐름을 보여줬다. 투표에 참여한 외국인과 외국기관의 98.3%가 고려아연 측 백 후보를 지지했고, 국내 개인주주의 백 후보 지지율도 79.1%에 달했다. 국민연금을 제외한 국내 기관 역시 86.9%가 백 후보에게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박 후보에 대한 지지는 국내 개인주주 20.9%, 국민연금을 제외한 국내 기관 13.1%에 머물렀다.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도 비슷한 흐름은 이미 확인됐다. 당시 고려아연 측이 제안한 이사 5인 선임안은 출석 의결권 기준 62.98%의 찬성을 얻어 영풍·MBK 측 6인 선임안의 52.21%를 앞섰다. 집중투표로 선출된 이사 5명 가운데 3명도 고려아연 측 후보였다. 3월 정기주총에 이어 9월 임시주총에서도 영풍·MBK 측은 이사회 주도권 확보에 실패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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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MBK는 그동안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지배구조와 주주가치 훼손 문제를 제기하며 경영권 교체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일반주주의 의사가 상대적으로 크게 반영된 두 차례 표대결에서 고려아연 현 경영진 측에 표가 몰리면서 이들이 내세운 ‘주주가치 제고’ 명분도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에서는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할수록 명분보다 실제 경영 성과와 주주 설득력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MBK는 홈플러스 사태 등으로 평판 리스크에 직면했고, 영풍도 최근 수년간 실적 부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반면 고려아연은 올해 상반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미국 테네시주 제련소 건설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추진하는 등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장 고문이 경영권 분쟁 초기부터 주주를 핵심 명분으로 내세운 만큼, 결국 실제 주주총회 표결에서 확인된 표심을 무겁게 볼 수밖에 없다”며 “대주주 의결권이 제한된 감사위원 선거에서 나타난 격차는 영풍·MBK 측의 경영권 교체 논리가 일반주주들에게 충분히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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