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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산업이 태광산업 품으로 넘어온 지 반년이 넘었다. 그사이 애경은 태광의 ‘최애’(가장 사랑하는 대상)가 됐다. B2B(기업 간 거래)에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로 사업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성장동력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K뷰티를 앞세워 글로벌 기업이 되는 게 태광의 궁극적인 목표다. 동성제약까지 인수할 경우 최근 트렌드로 올라선 약국뷰티(더마 코스메틱)로도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된다. 이번 포트폴리오 개편은 뷰티 사업을 안정적으로 키우는 한편 지배구조 개편을 준비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 태광 최애로 올라선 ‘애경산업’
애경산업이 최근 리브랜딩에 시동을 걸었다. 가장 먼저 손댄 곳은 AGE20’S(에이지투웨니스)다.
애경산업은 ‘스킨 퍼스트 메이크업(Skin First Makeup)’을 새로운 브랜드 철학으로 정립했다. 메이크업의 완성도뿐만 아니라 피부를 먼저 생각하겠다는 의미다.
에이지투웨니스는 태광 인수 이후 가장 적극적으로 이미지를 바꾸고 있다. 지난 8월 글로벌 앰배서더로 아이돌그룹 아이브 일본인 멤버 레이를 발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9월에는 브랜드 독자 기술을 적용해 최초로 프렙과 파운데이션을 결합한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화장품 매출을 높이기 위한 시도다. 태광은 애경산업의 화장품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난해 애경산업 전체 매출(6545억원) 가운데 화장품(2150억원)은 32.8%에 그쳤다. 2019년 화장품 매출 비중이 48.8%에 달했던 .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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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수치가 개선되고 있다. 상반기 애경산업 누적 매출은 3530억원으로 이 가운데 화장품(1272억원)은 36%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연간 화장품 매출 비중(32.8%)과 비교하면 3.2%포인트 높아졌다.
최근 타 계열사와의 협업으로 애경산업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도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시도다. 태광그룹 알뜰폰 브랜드 티플러스와 애경산업이 협업해 정기 구독형 요금제를 선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알뜰폰 요금제를 사용하면 3개월마다 4만~7만원 상당의 애경산업 뷰티 제품을 무료로 제공한다.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이를 위해 태광은 애경산업 핵심 브랜드를 총 4개로 정했다. 시그닉·원씽 등 스킨케어 2개와 에이지투웨니스·루나 등 메이크업 2개다.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색조)에서 모두 성과를 내는 토털 뷰티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게 태광의 목적이다.
태광 체제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브랜드는 지난해 9월 새로 공개한 ‘시그닉’이다. 시그닉은 애경산업이 최초로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론칭한 스킨케어 브랜드다. 시그널(Signal)과 클리닉(Clinic)의 합성어로 피부가 보내는 신호에 맞춰 집에서 손쉬운 케어를 도와준다는 뜻이다. 론칭과 동시에 미국 아마존에 입.했으며 한 달 만에 미국 틱톡샵에도 들어가며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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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그닉은 올해 6월 걸그룹 키키 멤버 지유를 캠페인 모델로 발탁하며 젊은층 접.을 늘리고 있다.
시그닉은 올해 4월 중국 주요 온라인 플랫폼인 티몰, 더우인 등에 입.하며 글로벌 Z세대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올해는 영국 K뷰티 전문 편집숍인 퓨어서울 등과 소통하며 유럽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기 속도전…속내는 승계?
태광이 애경산업에 공들이는 이유는 하나다. B2C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어서다. 기존 핵심 사업인 석유화학·섬유 업황 부진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다. 앞서 태광은 지난해 7월 화장품·부동산 개발 등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2026년 말까지 1조5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태광산업 상황은 좋지 않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8925억원과 영업손실 76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7% 감소했고 적자 폭은 더 커졌다. 매출 약 80% 비중이 석유화학에서 발생하는 가운데 중국발 공급과잉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탓이다. 태광은 2022년부터 3년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왔다.
태광은 체질개선을 위해 B2C 전환을 택했고 핵심 사업으로 ‘뷰티’를 낙。했다. 올해 7월 연합자산관리(유암코)와 손잡고 동성제약 인수전에 참여한 것도 뷰티와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결정이다. 태광은 동성제약 인수에 1600억원을 투자했다. 애경산업 화장품에 제약 기술과 유통망을 결합해 최근 성장하는 더마코스메틱·약국뷰티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계산이다.
제약회사까지 확보할 경우 뷰티 소비자 접。을 넓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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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이나 H&B 스토어에서 뷰티약국으로 넓어지기 때문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뷰티약국은 새로운 화장품 쇼핑 명소로 올라섰다. 태광은 이를 통해 기존 화장품 고객과 다른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게 된다.
올해 초 코스메틱 전문법인 ‘실(SIL)’을 출범시킨 것도 애경산업과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선택이다. 실은 피부가 스스로 회복하도록 돕는 특허 성분을 사용한 프리미엄급 스킨케어 브랜드다. 첫 브랜드로는 지난 4월 ‘사핀’을 선보였다.
태광은 애경산업의 제조·유통 기반과 시장 경험을 바탕으로 신규 뷰티 사업의 안정적인 시장 안착을 추진하는 한편, 실을 통해 별도의 브랜드와 콘텐츠 전략도 전개하고 있다. 동성제약과 실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는 만큼 태광은 뷰티를 단순한 신사업이 아닌 장기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다.
태광의 뷰티 사업 확대는 지배구조 개편을 준비하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현재 태광산업의 최대주주는 이호진 전 회장으로 지분율은 29.48%다. 뒤를 이어 태광 창업주 이임용 전 회장 장남 이식진의 세 아들인 이원준(7.49%), 이동준(0.67%), 이태준(0.67%) 등이다.
이호진 전 회장의 장남인 이현준과 장녀 이현나가 보유한 태광산업 지분은 없지만 티투프라이빗에쿼티(T2PE)를 보면 다르다. 애경산업 인수에 참여한 T2PE는 태광산업 계열 사모펀드로 이현준과 이현나가 각각 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오너 3세가 지분을 가진 T2PE가 태광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뷰티 사업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향후 뷰티 사업의 중요성이 커질수록 남매가 그룹 신사업에서 역할과 영향력을 확대할 여지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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