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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근 안산시장이 지난 2일 경기도 안산시청에서 크리스천 정치인으로서의 원칙을 설명하고 있다. 안산시청 제공 2022년 6월, 안산의 한 부부가 밥 내기를 했다. 새로 당선된 시장이 이전과 같이 주일마다 교회 주차장에서 봉사할지를 두고서였다. 아내는 “이제 안 하겠지”에, 남편은 “그래도 할 사람”에 걸었다. 며칠 뒤 안산천을 따라 걷던 부부는 주차 안내조끼를 입은 이민근(57) 안산시장을 발견했다. 밥은 아내가 샀다. 4일 오전 경기도 안산 꿈의교회. 그가 입은 조끼에는 여전히 ‘친절 주차 이민근’이라고 적힌 명찰이 붙어 있었다. 평일에는 수십만 시민의 행정을 책임지는 시장이지만 주일이면 그의 손에는 교인들이 맡긴 차 키가 들린다. 교회 주차대행 봉사를 이용하는 차량의 번호와 차를 옮길 봉사자의 이름을 기록하는 게 이날 그의 역할이었다. 꿈의교회는 새신자와 임산부, 어르신 등 거동이 불편한 교인들이 차를 맡기면 인근 대학교 주차장에 대신 주차를 해준다. 오전 8시 예배를 드린 이 시장은 오전 9시20분쯤 봉사를 시작해 오후 1시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날 한 교인이 주차부스 안으로 손을 내밀자 이 시장은 “잘 지내시죠? 은혜 많이 받으세요”라고 안부를 물었다. 이 시장이 주차 봉사를 시작한 건 11년 전 이 교회를 출석하면서부터다. 꿈의교회로 옮기기 전 작은 교회에서는 재정과 교회 버스 운전 등 여러 봉사를 맡았다. 큰 교회로 옮기면서 마음 한편으로 ‘이제 숨어서 신앙생활 해야지’하는 마음도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 마음은 오래가지 못했고 주차부를 택했다. 알라딘체험머니 추위와 더위를 온몸으로 견뎌야 하는 자리였지만 그만큼 땀 흘리며 몸으로 부딪혀 섬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시의원을 거쳐 시장이 된 뒤에도 주일의 자리는 바뀌지 않는다. 그는 “선출직은 한시적인 자리지만 교회 봉사는 평생 하는 사명”이라고 했다. 이민근 시장이 4일 경기도 안산 꿈의교회에서 주차대행 서비스를 맡긴 교인들의 차량번호를 기록하고 있다. “섬김, 누구를 위해서 아닌 나를 지키는 일” 이 시장과 8년을 함께 봉사해 온 김태근(65) 장로는 2년 전 폭설이 왔던 때 이 시장이 직접 삽을 들고 교회 마당의 눈을 치웠던 때를 기억했다. 김 장로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믿음을 지키고 말씀대로 살기 위해 애쓰는 분”이라고 말했다. 김범석(49) 권사도 이 시장이 시장이 되기 전부터 오랫동안 같은 주차부에서 봉사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김 권사는 “시장으로 당선되면 신경 쓰실 일이 많아 봉사는 자연스럽게 그만두실 것이라 생각했다”며 “현재까지도 매주 나와 자리를 지키시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시장에게 주차봉사는 베푸는 일만은 아니다. 그는 “누군가를 위한 일이라기보단 오히려 나를 지키는 일”이라며 “스스로 신앙을 .검하고 주님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했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해야 할 일을 먼저 하는 것. 그것이 그가 세운 우선순위다. 모태신앙은 아니다. 어릴 적 동네 교회를 드나들었지만 신앙이 자리 잡은 것은 성인이 되고 나서부터다. 모바일 바다이야기 전체이용가 목회자인 형과 신학을 공부한 아내를 비롯해 신앙공동체의 영향을 받으며 신앙이 자연스럽게 성장했다. 삶의 태도를 바꾼 또 다른 공동체는 군대였다. 해병대에서 생활하며 자신의 가치보다 공동체와 상대방의 가치를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군대에서 배운 가치는 신앙과 더해져 섬김과 배려라는 삶의 원칙으로 굳어졌다. ‘작은 목소리’에서 답을 찾다 신앙에서 배운 섬김과 배려는 시장이 된 뒤 시정을 판단하는 기준이 됐다. 시정에서 그가 귀를 기울이는 쪽은 ‘작은 목소리’다. “신앙에는 섬김과 배려가 깔려 있어요. 예수님이 높은 자와 낮은 자를 동등하게 대하신 것처럼 사회적 약자와 소시민도 동등하게 보는 것이죠.” 그가 시장에 대해 ‘가장 높은 자리에서 가장 낮은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사람’이라고 정의한 것도 그래서다. 신규 공무원이 임용되면 가장 먼저 주민센터로 보내 현장을 경험하게 한다. 실제 한 동네에서 어린이집 앞 공터에 주차장을 만들어달라는 주민들의 요구가 거셌다. 아이들이 많은 곳에서 주차장을 만드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한 이 시장은 주민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주차장이 필요하다는 어른들의 목소리와 아이들에게 공간을 돌려줘야 한다는 의견을 모두 들었고 공터에는 아이들을 위한 작은 체육시설이 들어섰다. 정치에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모두 행사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봤다. 이 시장이 말하는 ‘승자독식하지 않는 정치’다. 정치적 진영이 달라도 적임자라면 함께 일한다는 원칙 아래 전임 시장 때 등용된 인사를 자신의 임기에도 산하기관장으로 기용했다. 시의회의 견제도 존중했다. 무료 바다이야기 지난 9월 산하기관장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이 추천한 후보 가운데 2명이 부적합 판정을 받자 의회의 판단을 받아들였다. 정치와 신앙이 충돌할 때는 오히려 자신이 속한 교회에 더 엄격한 잣대를 댔다. 교회 인근 공간을 정비할 때도 특혜라는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신경을 썼고 교회가 추진하던 정책을 성사시키지 못한 적도 있었다. 중요한 결정을 앞두면 그는 자신을 ‘개인 이민근’ ‘정당에 속한 이민근’ ‘안산시민의 마음을 가진 이민근’이라는 세 가지 정체성을 나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시장은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오히려 교회가 손해 보는 일도 있다”며 “안산시장이기 전에 크리스천이기에 모든 행동과 의사결정에 더 긴장하게 된다”고 밝혔다. 높은 자리에서 더 경계한 익숙함 이 시장은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안산시장으로는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두 번째 임기를 보내고 있는 그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익숙함이라고 했다. “사람에게도, 자리에도 익숙해지잖아요. 결국 그런 것이 교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봅니다.” 그의 집무실에는 슬리퍼가 없다. 시장이 된 뒤에 집무실에서 신발을 벗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휴게 공간도 없앴다. 몸과 마음이 느슨해지는 순간을 경계해서다. 동시에 주일만큼은 교회에 머문다는 원칙도 지킨다. 시 행사는 되도록 주일을 피하고, 시장으로서 참석해야 하는 행사에는 예배 시간을 옮겨서라도 교회를 들른다. “주일에 가장 행복하기에 교회에 머무르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해야 마음이 편하다”는 이유다. 시장이라는 직함을 내려놓은 뒤 그는 편안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높은 사람이나 두려운 사람보다는 갈등이 생길 때 사람들을 한자리에 앉힐 수 있는 좋은 선배,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어른으로 남고 싶다.”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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