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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를 중심으로 장년층의 개신교인 남성들 수백 명이 매년 모여서 며칠 동안 몇 가지 낯선 주제에 대해서 논의하다가 이해할 수 없는 결론을 내고 파하는 모임이 있다. 교단별로 개최되는 교단 총회다. 이 사람들이 공무를 집행할 때의 평소 씀씀이를 고려하면 전국에서 모여 2~3일씩 먹고 자는 데 들어가는 비용만도 막대할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당혹스러운 사실은, 대한민국 개신교회의 교인 중 자기가 어떤 교단에 속했으며, 교단 총회에서 무엇을 하는지 아는 경우는 별로 없다는 것이다. 요컨대, 교인들은 잘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는 대의 기구의 모임에 헌금이 사용되고 있는 셈이다.
교인들이 잘 모르는 이유는 각 교단이 그 기능과 역할을 알리지 않기 때문이다. 개교회에서는 총대를 보내거나 노회에 상회비를 낼 때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고, 노회나 총회 이후에 무슨 논의가 되었는지 교회에 보고하는 일도 거의 없다.
총회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올해 어떤 교단은 민감한 사안을 논의할 때에는 기자들을 총회장에서 내보냈고, 교단지가 아닌 언론의 총회장 출입을 제한한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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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들끼리는 격한 토론이 오가기도 하는 모양이지만, 그렇게 나온 결정 사항은 대부분의 교인은 보지 않는 교단지에만 실리고, 따로 보도자료를 내거나 홍보의 노력도 크게 하지 않는다.
모름지기 자랑할 만한 것이 있어야 알리고 싶은 법이다. 총회가 끝나도 세상에는커녕 교회 안에서도 보고할 거리가 없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불륜 의혹을 벗지 못한 전직 총회장을 단상에 올리고, 신학적으로 부적절한 정치 설교를 한 목사에 대한 신학 교수들의 보고서도 채택하지 않고, 선거 과정에서 허위 정보를 제시한 일도 문제 삼지 않았다고 동네방네 떠들 수는 없다.
젊은 여성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는데 총회에 참석하는 총대 중 극소수만이라도 여성에게 할당하자는 안건을 2년 연속 부결시키거나, 여성 강도권을 호소하는 이들을 총회장 밖 길거리로 내몰았다는 소식을 차마 어떻게 전하겠는가. 공개된 장소에서 목사의 이름을 걸고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컬은 자를 7~8년이나 방치하다가 이제 와서 "이단성"이 있다고 결정한 것을 자랑하기는 참 부끄럽고 민망한 일이다.
물론 바람직한 일이 아주 없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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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방식으로 교단 총회에서 바른 목소리를 내려 노력하는 극소수의 총대가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기독교인의 수를 희망하는 숫자로 마구 부풀려 세상을 겁박하려는 시도가 많았는데, 교단마다 교인 수가 수만 명씩 줄었다고 고백한 것도 그나마 성과라면 성과다. 그러나 온 교인이 총회의 결과를 공유하며 자랑할 것은 알리고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함께 회개하는 자리까지 이르기에는 갈 길이 너무 멀다.
한국교회는 이제 회복을 기약하기보다 이미 도래한 깊은 침체를 어떻게 견딜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마당에 별 실익은 없고 모여서 망신거리만 만드는 거대한 총회를 해마다 여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총회가 앞장서서 교단 신학자들의 말을 무시하니 교단의 정체성을 지킨다는 명분도 모호해진 판국이다.
이 상황을 극복하려면 총회에서 일어난 일과 결정 사항을 소상히 밝히고, 교단의 필요와 총회의 의미를 일반 성도들에게 잘 설명하고 설득해서 그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면, 그냥 총회를 없애고 개교회가 신앙 양심을 지키며 각자 살아남아서 훗날을 도모하는 것이 낫겠다. 성도들이 피땀 흘려 일해서 하나님 앞에 드린 헌금으로 전혀 자랑스럽지 않은 모임을 꾸리고 있다면, 그 모임 자체가 죄다.
손화철 / 한동대학교 교수
손화철
기도 하는 모양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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