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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호·김찬송·최지영 작가 3인전
눈 컨템포러리 ‘Transmutation 전이’
최지영 작가의 ‘침잠’. 눈 컨템포러리 제공
세 명의 작가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몸’을 탐구하는 전시를 선보인다. 내달 1일부터 서울 용산구 소월로에서 열리는 최지영, 이병호, 김찬송 작가의 3인전 ‘Transmutation(트랜스뮤테이션) 전이’다.
전시는 형상과 몸이 언제나 같은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예컨대, 지렁이 모양의 젤리를 떠올려 보자. 그것은 지렁이의 형상을 빌려왔지만 지렁이의 몸 그 자체는 아니다. 우리가 지렁이를 알아보게 하는 것은 그것의 이미지이고, 그것을 실제로 존재하게 하는 것은 젤리라는 물질이다. 따라서 인체 형상을 주로 다뤄 온 세 작가는 인체 자체를 작업의 몸으로 한정 짓지 않는다. 이들에게 인체는 작업이 잠시 빌려오는 하나의 형상이며, 그 형상을 통해 각 작업은 자신이 가진 고유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병호 작가의 ‘엑센트릭 아바티스’. 눈 컨템포러리 제공
이병호의 조각은 인간의 신체를 재현한 것으로 읽히기보다, 잘려지고 변형된 형상과 낯선 덩어리로 먼저 감각된다. 신체의 일부는 분리되고 변형되며, 익숙한 인체의 비례와 구조는 온전하게 유지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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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인체를 3차원 스캔을 통해 데이터로 포착하고, 이를 모델링하여 새로운 형상으로 구성한 뒤 3D 프린팅을 통해 PLA(수지)로 구현하고, 그 위에 컬러 석고를 얇게 덧입혀 색과 질감을 더한다. 핵심은 인체가 얼마나 정확하게 재현되었는가가 아니라, 모델링 및 출력의 과정을 거치며 어떤 상태로 달라지는가에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작업은 굳어진 물질의 덩어리감으로 인해 더욱 분명해진다.
김찬송의 회화 ‘기대고 포개어지는’. 눈 컨템포러리 제공
김찬송의 회화는 인체를 다루는 또 다른 방식을 보여준다. 그는 신체의 일부를 확대하고 잘라내 화면 안에 배치한다. 우리가 익숙하게 인식하는 신체의 전체적인 구조와 비례는 화면 밖으로 밀려나고, 한 부분의 형상만이 크게 확대된 채 남는다. 따라서 인체는 완결된 신체라기보다 화면 안에서 잘려진 하나의 형상으로 존재한다. 화면 위에 축적된 물감과 캔버스, 그리고 그것들이 만들어내는 물질적 상태가 회화의 몸을 이룬다. 인체 뿐 아닌 꽃(백합)을 그린 작업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서 꽃은 인체와 다른 별도의 주제로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형상으로 화면에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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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영의 테라코타 작업은 세 작가 가운데 가장 전통적인 조각 언어에 가깝다. 인간의 몸을 비교적 온전한 형상으로 빚어내고, 흙을 만지고 다듬는 과정을 통해 인체의 구조와 비례, 자세를 조각의 언어로 옮긴다. 얼굴과 신체의 구조, 자세와 균형은 인간의 몸을 떠올리게 하는 조각의 오래된 문법을 따르지만, 그 익숙한 형상 역시 흙이라는 물질을 통해서만 존재할 수 있다. 이때 우리가 마주하는 것은 인간의 신체만이 아니다. 인체의 형상을 빌려온 조각은 흙이라는 물질을 통해 자신의 고유한 몸을 드러낸다.
‘Transmutation 전이’ 전시장 풍경. 눈 컨템포러리 제공
이병호에게서는 분절되고 변형된 형상이, 김찬송에게서는 확대되고 잘린 신체의 일부가, 최지영에게서는 전통적인 조각의 언어로 세워진 인체가 나타난다. 이를 따라가다 보면 그것을 이루고 있는 물질이 드러나고, 물질을 바라보다 보면 다시 그 안에서 하나의 몸과 이미지를 알아보게 된다. 따라서 전시명의 ‘전이’는 하나의 형상이 다른 재료로 단순히 옮겨가는 것을 뜻하는 것뿐 아니라, 인체의 이미지를 빌려온 작업이 서로 다른 물질적 조건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다른 상태로 감각되는 변화에 가깝다. 전시는 11월 1일까지.
이 서로 다른 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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