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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 교실은 지난 3월 내분비대사 분야 신규 전임 교원(대학에 정식 임용된 교수) 채용 공고를 내면서 ‘여성만 지원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충북대 의대 신경과학 분야도 올해 하반기 전임 교원 채용 조건을 ‘여성’으로 명시했는데, 지원자가 1명뿐이었다고 한다.
국립대 의대들이 최근 ‘여성 전임교원 비율 25%’라는 정부 목표를 맞추기 위해 여성에 한해 교수 채용을 실시하거나 여성 지원자를 우대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정형외과·신경외과 등 일부 외과 과목에선 여성 전문의 자체가 적은 탓에 교수 자원도 많지 않아 후보자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픽=조란영
문재인 정부는 2020년 교육공무원법을 개정해 ‘국공립대는 교원 중 특정 성별이 4분의 3을 초과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국립대 여교수 비율이 18% 수준으로 사립대(30%)에 비해 너무 낮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모든 국립대가 여성 교원 비율을 매년 0.7~0.8%포인트씩 늘려 2030년까지 25%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도록 하고, 대학들의 실적을 평가해 왔다. 의무는 아니지만 대학 입장에선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다. 국립대학법인인 서울대 역시 같은 해 ‘서울대법’을 개정해 여성 교원 확대를 위한 계획 수립과 실적을 평가 대상에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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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의 모든 단과대나 의대의 개별 진료과가 ‘여성 전임교원 25%’를 채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 국립대 전체 교원 가운데 여성 비율을 25%로 끌어올리는 것이 정부 목표다. 하지만 대학들은 사직하거나 정년 퇴임하는 교수가 발생하는 학과가 있으면 그 학과가 신규 채용을 할 때 ‘여성’을 뽑으라고 하는 식으로 여성 채용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학 본부가 여성을 채용하겠다고 하는 학과에 교수 정원을 배정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일부 학과는 교수 채용 시 ‘여성’을 지원 자격으로 아예 내걸고 뽑는 것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 작년 국립대 여교수 비율은 22.2%로 늘었다.
한 지방 국립대 교무처장은 “여교수 목표 비율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불이익이 있는 건 아니지만, 교육부가 학교를 평가할 때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권고여도 열심히 따르고 있다”고 했다.
문제는 여성 교수 후보군 자체가 적은 학문 분야다. 대표적인 것이 의대의 외과 계열이다. 정형외과·신경외과·흉부외과 등은 애초 여성 전문의 비율이 낮아 당장 여교수 찾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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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과들은 장시간 수술과 잦은 야간·응급 당직으로 체력 부담이 큰 데다, 출산·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운 근무 환경, 남성 중심의 수련 문화 등 때문에 여성 지원자가 소수다. 서울대의 경우 정형외과학 교실은 전임교원 25명 중 여성이 단 1명(작년 기준)이었고, 신경외과학 교실은 17명 모두 남성이었다.외과학 교실도 26명 중 여성은 2명뿐인 것으로 집계됐다.
보통 의과대학 전임교원은 학부 입학 후 빠르면 30대 후반에서 40대에 임용된다. 한국여자의사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30~40대 여성 정형외과 전문의는 전국적으로 30명뿐이다. 신경외과와 흉부외과 역시 각각 35명, 34명으로 내과(2113명)나 가정의학과(1068명)에 비하면 턱없이 적었다. 한 국립대 병원 관계자는 “남초 외과 분야에선 여성 교수를 찾느라 교수 충원 자체가 지체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지방 국립의대는 사정이 더 어렵다. 외과는 이미 성별 관계없이 지원자 자체가 많지 않은데, 여성 비율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지방 거。 국립대 관계자는 “양성평등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지원자 한 명이 아쉬운 상황에 여성 비율을 고려해 채용하라는 것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지침”이라고 했다.
의대뿐 아니라 공대 등도 여성 교원 확충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공과대 규모가 큰 국립대는 원래 여성 교수 비율이 낮은데, 갑자기 여교수를 많이 채용하기 쉽지 않아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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