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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영화 '민족과 운명' 중 문세광이 총을 쏘는 장면. /조선중앙텔레비죤 역사 왜곡 논란을 빚고 있는 영화 ‘암살자(들)’가 1974년 8월 15일 일어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에 대해 1992년 북한 영화 ‘민족과 운명’과 유사하게 ‘박정희 대통령의 자작극’임을 암시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1탄: 1974년 일본 이 사건과 관련된 음모론의 내력은 길다. 이미 사건 직후 일본에서 음모론이 일어난 뒤로 52년 동안 국경을 넘어가며 이어져 온 것이다. 1973년의 김대중 납치 사건 이후 반한(反韓) 감정이 커졌던 일본에서는 1974년 사건 직후 주간지 등을 중심으로 “총성이 문세광의 것보다 더 많이 울렸다” “경호원의 오발에 대통령 부인이 맞았다”는 등의 주장이 일었다. “반(反)유신 여론을 탄압하려는 국면 전환용”이라는 말도 나왔다. 한국 정부의 자작극이라는 얘기였다. 한국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던 일본 경찰은 한국 측 수사 내용과 다른 정보를 일부러 일본 언론에 흘렸다. 제2탄: 1987년 한국 일본에서 나온 음모론은 한동안 국내에 소개되진 않았지만, 1980년대 운동권 사이에선 ‘그게 자작극이라고 하더라’는 소문이 퍼졌다. 이 내용이 공론화된 것은 1987년 6·29 선언 뒤의 일이었다. 일부 주간지를 중심으로 ‘알고 보니 육 여사는 문세광의 총탄에 맞은 게 아니다’라는 억측 보도가 쏟아졌다. 당시 국립극장 무대의 오른쪽 뒤편에 있던 신원 미상의 사람이 진짜 범인이었다는 내용도 있었으나, 총탄의 실제 궤적과는 전혀 달랐다. 1980년대 말 일부 주간지에서 쏟아져 나오던 문세광 사건의 억측성 보도. 슬롯머신 무대 뒤 오른쪽에 육영수 여사를 쏜 진범이 있었다는 것인데, 이는 1992년 북한 영화 '민족과 운명'으로 연결된다. 1989년엔 사건 당시 서울경찰청 감식계장이었던 이건우가 잡지 인터뷰에서 ‘육 여사를 쏜 사람은 문세광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가 문세광의 제5탄이라고 했던 불발탄이 실제로는 제3탄이었던 것을 비롯해 기초적인 사실관계 파악에 허。이 있었다. 제3탄: 1992년 북한 북한의 체제 선전용 시리즈 영화 ‘민족과 운명’이 나온 것은 1992년의 일이었다. 김정일의 지시로 제작된 이 영화에선 육 여사 피살 사건을 묘사한 장면이 나온다. 연단에 오른 박정희 대통령이 뭔가 신호를 보낸 뒤 총을 든 문세광이 달려오고, 무대 오른쪽 뒤에서 의문의 남성이 육영수 여사의 등에 총을 쏜다. 이때 흐르는 내레이션은 박 대통령에 대해 “이처럼 자기 처를 제물로 바쳐 뒤흔들리는 독재 정권을 유지한 살인 악마이다”라고 말한다. 그동안 일었던 일본과 한국의 음모론을 극단적으로 극화했던 것이다. 이 영화는 콘텐츠가 부족한 북한 TV에서 계속 틀어주고 또 틀어줬기 때문에 북한 주민 사이에선 ‘모르면 간첩’이란 말을 듣는다고 한다. 1992년 북한 영화 '민족과 운명'에서 1974년 박정희 대통령 저격 미수 사건을 묘사한 장면.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단상의 육영수 여사가 박수를 치고 있는 모습.→연설대에 선 박정희 대통령이 뭔가 신호를 보낸 뒤→문세광이 총격을 시작한 사이 무대 오른쪽 뒤편에서 의문의 남성이 총을 들더니→등에 총탄을 맞은 육 여사가 쓰러진다. /조선중앙텔레비죤 제4탄: 2005년 한국, 재.화 모바일 릴게임바다이야기상어 잠잠했던 음모론은 2005년 1월 노무현 정부가 한일협정 문서와 함께 문세광 관련 기록을 공개하자 다시 불붙었다. 이번엔 TV 시사 프로그램이 앞장섰다. 그해 2월과 3월에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521회와 527회는 육 여사를 맞힌 총탄이 문세광의 것이 아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조총련을 폐지하기 위해 이런 사건을 일으키면 한국 정부에 도움 되는 것이 사실이다. 어쩌면 (암살이) 진짜 하려던 일은 아니고 연기한 것인데 도중에 잘못해 진짜로 영부인을 살해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당시 일본에 와 있던 미국 신문 특파원의 인터뷰까지 소개한다. 박 대통령까지 포함돼 일종의 자작극을 벌였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이와 함께 “이 사건으로 한국 정부는 김대중 납치 사건과 한·일 외교 두 가지를 한 번에 해결했다”고 해설했지만, 실제로 이 사건 이후 한·일 관계는 단교 직전까지 갈 정도로 악화됐다. 같은 해 3월 방송된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이건우의 기존 증언 등을 근거로 “육 여사의 저격범이 누구인지 밝혀낼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이 알고 싶다’와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모두 문세광의 총탄이 발사된 직후 육 여사의 몸이 오른쪽으로 기울어지는 장면을 보여 줬고, ‘그것이 알고 싶다’에선 당시 문세광의 위치와 각도가 육 여사를 저격한 장소로 이상할 게 없다는 전문가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전체적인 기조는 공식 수사 기록에 의혹을 제기하는 데 치중해 있었다. 2021년 4월 SBS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는 ‘초대받지 않은 손님: 8·15 저격 사건’에서 또 이 사건을 다뤘다. 알라딘릴 ‘육 여사를 쏜 총탄을 회수하지 못했다’는 등 이미 알려진 사안을 지적했고, 사건 당일 경호가 완화된 것에 대해 “분명 누군가 (문세광의) 뒤를 봐준 사람이 있다” 등 단정적인 말을 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는 딱딱한 시사 프로 형식에서 벗어나 연예인 이야기꾼이 친구에게 들려주듯 전달하는 포맷으로 청소년들도 많이 보는 프로그램이다. 당시 이 프로그램은 시즌2였고, 출연자에게 사건을 설명해 주는 ‘이야기꾼’ 중 한 명이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감독 장항준이었다. 제5탄: 2026년 한국, 영화 한 편이 나왔다 영화 ‘암살자(들)’이 나오기 전까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자작극을 벌여 아내를 살해했다’고 단정적으로 표현한 매체는 북한 영화 ‘민족과 운명’이 유일했다. ‘암살자(들)’의 허진호 감독은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그것이 알고 싶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 제기된 의혹을 거의 그대로 반영했다”고 했고 “박 대통령이 육 여사 피격을 지시했다는 내용은 영화에 나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전상인 서울대 명예교수는 “자기들 담장 밖의 세상은 알고 싶어 하지 않는 좌파 세력의 자아도취가 사실과 다른 음모론을 계속 증폭시켜 왔던 것”이라며 “영화 제작진이 당황할 정도로 젊은 세대가 이번에 큰 반감을 드러낸 것을 계기로, 그 위험성이 깨우쳐진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석재의 돌발史전’은 역사는 과거의 일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입니다. 뉴스의 홍수 속에서 한 줄기 역사의 단면이 드러나는 지。을 잡아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매주 금요일 아침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아래 얼굴 사진 오른쪽에 있는 ‘구독+’를 한 번 눌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뉴스의 홍수 속에서 한 줄기 역사의 단면이 드러나는 지.을 잡아 설명해드립니다. 일본과 한국의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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