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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홍콩컨벤션전시센터(HKCEC) 3D홀. 한국 술 바이어 행사 ‘건배 프롬 코리아(Geonbae from Korea)’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서만교 주홍콩 총영사의 축사와 건배로 문을 연 행사는 두 시간이 모자랄 만큼 붐볐다. 업체들이 준비해 온 술이 모두 동난 뒤에도 현지 참석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막걸리와 약주는 물론 한국 증류주를 맛본 이들 사이에선 위스키보다 낫다는 반응도 나왔다.
행사는 KOTRA 홍콩무역관이 제18회 홍콩국제와인·주류박람회에 마련한 초청형 행사다. 오미나라, 지란지교, 화양, 다농바이오 등 한국 술 양조 업체 14곳이 막걸리와 약주, 증류주를 들고 나와 홍콩·동남아 등 아시아권 바이어를 맞았다. KOTRA에 따르면 박람회 기간 바이어 60여 개사와 350여 건, 100만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이 이뤄졌다. 홍콩무역발전국(HKTDC)의 소믈리에 블라인드 추천에서도 사케·쌀술 부문과 기타 주류 부문에서 한국 술이 1종씩 뽑혔다.
中·日, ‘국가 단위’ 공세
올해 박람회에는 25개 이상 국가·지역에서 620여 개 업체가 참가했다. 전시장의 주인공은 단연 중국 바이주였다. 주최 측은 개막과 동시에 가장 먼저 바이주 세미나를 열었고, 해외 기자단 프레스 투어의 절반 가까이 바이주 부스에 할애했다. 작년 6곳이었던 마오타이·양허·우량예 등 ‘중국 10대 바이주 브랜드’가 올해 처음으로 모두 참가하며 그 위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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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주 문화 전시관을 새로 꾸렸고, 바이주 칵테일 경연까지 열었다.
5일 ‘바이주의 세계화(Chinese Baijiu Go Global)’ 세미나에서 연사들은 수천 년 역사와 중국식 건배 문화를 바이주만의 판매 포인트로 내세웠다. 왕젠쥔 저장성 주지시 퉁산사오주협회 회장은 지역 바이주 ‘퉁산사오’의 뿌리가 1127년 송 왕조의 남천(南遷)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소개했다.
약.도 숨기지 않았다. 연사로 나선 저우첸위안씨는 구미의 첨가물·라벨 규제, 서양인 입맛엔 지나치게 높은 도수와 강한 향, 국제 인증 체계의 부재, 거대 주류기업이 장악한 유통망을 걸림돌로 꼽았다. 해외에선 바이주가 일본 쇼추나 한국 소주로 오인되기 일쑤라는 지적도 나왔다. 수출량은 늘었지만 금액은 오히려 줄었고, 수출 물량마저 결국 화교 사회 안에서 소비된다는 고민도 공유됐다.
해법은 외식업에서 인지도를 쌓은 뒤 소매., 대형마트로 넓혀 가는 단계적 진출이었다. 그 출발。이 홍콩이다. 홍콩이 비용을 낮춰 줄 수는 없어도 효율은 높여 준다는 진단이 나왔고, 당장 매출이 없어도 본토에서 얻기 어려운 브랜드 효과가 있다는 말도 보태졌다.
일본의 사케는 홍콩에서 이미 한국 술이 견줘야 할 기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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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한국 전통술을 수입하는 퍼멘테이션 헤븐의 오하늘 대표는 “일본식으로 빚은 한국 청주는 일본의 좋은 사케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케가 자리 잡은 배경으로는 일본 정부의 큰 지원을 꼽았다. 그는 “우리는 매우 부족하다”고 했다.
실제로 이번 행사에서 일본 사케 부스는 20여곳이었다. 일본 국세청은 그 외에도 행사장 출입구 앞에 20개 부스 분량을 합친 대규모 부스를 따로 꾸려 소규모 사케 기업들을 대거 진출시켰다.
‘과일소주’ 너머 문 두드리는 한국 술
이들에 비해 한국 술의 출발선은 아직 낮다. 같은 날 방문한 홍콩 센트럴의 고급 슈퍼마켓 시티슈퍼 주류 매장에서 한국 술은 과일소주와 청하가 전부였다. 오 대표도 현지 바이어들 사이에 ‘한국 술은 곧 과일소주’라는 인식이 여전하다고 했다.
다행인 。은 그래도 토양이 있다는 .이다. 서 총영사는 홍콩을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포용력이 높은 곳이라고 평가했다. 베이징엔 한국 음식。이 50곳이 채 안 되지만 홍콩에선 이미 400곳 넘게 성업 중이라는 것이다. 센트럴의 칵테일바들도 고추장과 오미자를 넣은 칵테일을 내놓고 있다.
현장의 반응도 좋았다. 오 대표는 “탁주와 약주는 지금까지 없던 카테고리라 현지에서 신선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반면 소주를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문화가 없어 고전하던 증류주는 이날 행사장에서 호평이 나와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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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현지에 뿌리내린 술도 있다. 청주 풍정사계는 한식 파인다이닝 밍글스의 홍콩 매장에서 팔리며 이름을 알렸고, 6년째 홍콩 레스토랑 등에 공급되고 있다. 관심은 술 너머로도 번졌다. 박람회 기간 영어로 진행된 풍정사계의 마스터클래스에는 현지 바이어와 참가 업체는 물론 일반 관람객까지 60여 명이 몰렸다. 참석자들은 특히 한국 술 발효의 바탕인 누룩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한국 양조장들이 홍콩을 보는 눈은 바이주와 다르지 않다. 국빈 만찬주 오미로제로 알려진 경북 문경의 제이엘(오미나라)은 이번 박람회에서 중국 바이어 1곳과 수출 계약을 맺는 게 목표다. 이웅호 제이엘 이사는 “홍콩은 중국과 중화권, 화교 사회로 이어지는 교두보”라고 말했다. 오 대표가 이번 박람회에 거는 기대는 판매가 아니었다. 그는 “많이 팔리는 건 기대하지 않는다”며 “더 많은 사람이 맛보고 한국 술을 알게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행사가 끝난 지난 6일 저녁, 센트럴에 문을 연 한국 술 바 ‘연술’에는 빈자리가 없었다. 이날 행사장에서 칵테일 시연을 맡았던 대니 박(박영민) 총지배인의 가게다. 앉을 곳을 찾지 못한 손님들은 선 채로 잔을 들었다.
그 틈에서 박람회를 찾은 한국 술 양조자들은 부스에서 남겨 온 술 몇 모금을 서로 바꿔 마시며 맛을 평가하고 조언을 구했다. 바이주가 국가 단위로 전시장을 채우고 사케가 정부 지원을 업고 ‘기준’이 되는 동안, 한국 술은 양조자들이 서로 기대어 길을 찾고 있었다. 홍콩에서 울린 건배가 이제 막 시작하는 순간이다.
. 해외에선 바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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