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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경남 의령군의 한 축사. 60대 일용직 근로자가 지붕의 노후된 채광창을 새 마감재로 교체하는 공사를 하려고 지붕 위로 올라갔다. 길이 2.4m, 폭 34cm, 두께 1.3cm 목재합판 4장을 작업용 발판으로 쓰며 채광창의 볼트 해체 작업을 시작했다. 작업 시작 1시간쯤 후 채광창이 파손되면서 근로자는 5.2m 아래 바닥으로 추락했다. 병원으로 곧바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이는 최근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재해조사보고서에 담긴 사망 사례 중 하나다. 노후 지붕재를 철거하는 과정에서 미리 설치돼 있어야 할 견고한 덮개가 없었고, 안전모나 안전대 등 개인 보호구를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5월 말과 이달 7일 두 차례 공개한 168건의 보고서를 분석해 사고 유형과 원인 등을 살펴봤다.
● 소규모 사업장서 고령-일용직 사망 많아
재해조사보고서는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안전보건공단이나 관계 전문가가 재해 경위와 원인, 재발 방지 대책을 조사해 작성하는 자료다. 올 6월 1일 시행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으로 보고서 공개가 의무화됐다.
공개된 보고서는 주로 소규모 사업장에서 발생한 산재 사건을 다뤘다. 보고서 168건 중 사망 사건은 162건, 사망자 수는 164명이었다. 이 가운데 50인 미만 또는 공사 규모 50억 원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망 사건이 156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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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82건으로 가장 많았고 제조업 44건, 기타 업종 33건 등의 순이었다.
사망자 연령대를 살펴보면 60세 이상 사망자가 78명(47.6%)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고용 형태별로는 일용직 사망자가 97명(59.1%)으로 상용직(39.0%)보다 많았다. 특히 60세 이상 사망자 가운데 50명(64%)이 일용직이었다.
30세 미만 산재 사망도 4건 있었다. 인테리어 업체에서 일했던 20대 직원은 2023년 4월 경기 김포시의 가구 제작장에서 벽에 기대어 있던 여러 장의 합판 사이에서 자재를 꺼내던 중 합판에 깔려 숨졌다. 합판 한 장의 무게는 약 15kg이었다. 원인 분석 결과 자재 전도 방지 조치가 되어 있지 않았고, 중량물 취급 작업 계획서가 작성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 1m 높이 추락해 사망한 사건도
사망 사고를 사고 유형별로 살펴봤을 때 떨어짐 사고 사망자가 76명(46.9%)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깔림·뒤집힘 사망자 30명(18.5%), 끼임 사망자 26명(16.0%) 순이었다. 떨어짐 사고의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높이에서도 숨졌다. 추락 높이가 기재된 사망 사건 72건 가운데 2m 미만 높이에서 떨어진 사건이 10건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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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부산 강서구의 한 공장에서는 60대 트럭 운전자가 적재함에 실은 철선 보관용 캐리어를 줄로 고정하는 과정에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높이는 1m에 불과했지만 운전자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이틀 뒤 사망했다. 추락 위험이 있는데도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다. 상차 작업 시 작업 순서와 방법을 정하는 작업 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은 。도 지적됐다.
사망 사고를 원인별로 살펴봤을 때 작업 계획서 미작성·미수립(37.0%), 안전모 미지급·미착용(36.4%) 문제가 사망 사고 3건 중 1건을 차지했다. 안전대 미착용 및 부착설비 미설치(29.6%), 유도자·신호수·작업지휘자 미배치(23.5%)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떨어짐 사고 76건 가운데 안전대 미착용·부착설비 미설치가 48건, 안전모 미지급·미착용이 47건, 안전난간 미설치가 23건이었다. 사업주가 기본적인 안전 수칙조차 지키지 않아 사망 사고로 이어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산업재해 사각지대’로 지목되는 소규모 사업장의 산재를 줄이기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계도 활동과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진우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소규모 사업장에선 비용이 많이 드는 산재 예방 조치를 하기 쉽지 않다”며 “처벌 일변도보다는 현실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저비용 재해 예방 기법을 개발하고, 현장에서 산재를 예방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안내 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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