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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초엽 작가가 자신의 이름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하며 부모님이 식물을 좋아해 ‘초엽’이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학과 문학적 상상력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익숙한 현실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하는 SF의 의미를 전했다.
ⓒ 김정아
과학은 세계를 설명하고, 소설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상상한다. 그렇다면 과학을 전공한 소설가는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볼까.
SF소설을 통해 인간과 비인간, 정상과 비정상, 익숙함과 낯섦의 경계를 꾸준히 질문해 온 김초엽 작가가 지난 1일 충남 당진시립송악도서관에서 독자들을 만났다. 이어 오후 7시 도서관 1층 로비에서 김초엽 작가를 초청해 '책과 음악 그리고 이야기가 있는 북콘서트, 지구 끝에서 우리가 발견한 것들'을 개최했다.
이날 북콘서트는 김초엽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SF는 어떻게 시작되는가', '현실과 상상은 어디에서 만나는가'라는 질문을 따라가며 익숙한 현실에서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고 이를 소설로 풀어내는 작가의 이야기를 독자들과 나누는 자리로 마련됐다. 올해로 등단 9년 차를 맞은 김초엽 작가는 포항공대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생화학 석사학위를 받은 과학 전공 작가다.
2017년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 대상 수상작인 '관내분실'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지구 끝의 온실> <파견자들> 등을 발표하며 과학적 상상력과 문학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넓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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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북콘서트의 주제도서는 김초엽 작가의 소설집 <해파리 만개>로, 본 행사에 앞서 2인조 혼성 인디밴드 '올옷(ALLOT)'의 공연이 펼쳐지며 성큼 다가온 가을의 분위기로 책과 음악이 어우러졌다.
"SF는 지금과 다른 세계를 상상하는 것"
▲ 2인조 혼성 인디밴드 올옷(ALLOT)이 당진시립송악도서관에서 아름다운 기타 선율과 피아노 연주로 가을 저녁을 물들이며 ‘가을이 오면’을 노래해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 김정아
이날 이야기를 관통한 것은 '상상'이었다. 김 작가는 SF를 이야기하며 현재의 세계를 그대로 재현하기보다는 지금과는 다른 조건과 가능성을 가진 세계를 상상하는 장르적 특성에 주목했다. 과학적 소재와 기술은 그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던 현실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게 하는 장치가 된다. 그래서 김초엽의 소설에 등장하는 미래는 단순히 첨단기술로 가득한 먼 훗날의 풍경에 머물지 않는다. 새로운 생명과 낯선 존재,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를 통해 결국 독자에게 되돌아오는 질문은 '우리는 어떤 세계에서 살고 싶은가', '다른 존재와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에 가깝다.
작가는 창작 과정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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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미래 세계를 먼저 만들어 놓고 이야기를 끼워 맞추기보다는 자신이 궁금해하는 질문과 일상에서 발견한 작은 단서들이 소설의 출발。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설명이 이어졌다. 특히 SF 창작을 어렵게 생각하는 독자들에게도 중요한 힌트가 됐다. SF를 쓰기 위해 반드시 과학자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불가능한 것'을 하나 상상하고, 그것이 가능해졌을 때 인간의 삶과 관계가 어떻게 달라질지를 끝까지 밀고 나가는 것, 바로 그 질문에서 이야기가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독자의 질문이 다시 하나의 이야기가 되다
관객과의 대화에서는 작품을 읽으며 품었던 질문들이 이어졌다. 행사에 참석한 장규진 독자는 김 작가의 이야기를 들으며 작품 속 세계가 단순한 공상이 아니라 현실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통로라는 .이 인상적이었다는 취지로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장씨는 "김초엽 작가의 팬이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지구 끝의 온실>, <해파리 만개>까지 세 권을 가지고 있을 만큼 작품을 좋아한다"며 "평소 궁금했던 작가님이 소설가가 된 계기와 작품에 대한 질문에 직접 답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더욱 뜻깊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전공연으로 들은 올옷의 노래도 가을 저녁 분위기와 잘 어울려 북콘서트를 기다리는 시간이 즐거웠다"고 덧붙였다.
▲ 김초엽 작가의 팬인 장규진 독자가 이날 질문을 통해 받은 책을 건네며 작가의 사인을 받고 있다
ⓒ 김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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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송악시립도서관 홍지은 주무관은 "시민들이 책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작가를 직접 만나 작품 세계와 창작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며 "책을 읽다가 생긴 궁금증을 작가에게 직접 묻고 답을 들으면서 한 권의 책을 새로운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는 시간이 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도서관이 책을 매개로 시민들이 서로의 생각과 경험을 나누고, 책을 읽은 뒤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초엽 작가는 "SF는 현실의 법칙을 넘어 다른 가능성을 상상하는 일"이라며 과학적 사고와 문학적 상상력이 만나는 지。을 이야기했다. 익숙한 세계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왜 그래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현재의 조건이 달라졌을 때 어떤 세계가 펼쳐질 수 있는지를 상상하는 것이 SF의 출발。이라는 설명이다. 아직 오지 않은 세계를 이야기하지만, 그 끝에서 독자가 발 딛고 있는 '지금, 여기'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지구 끝에서 발견한 것은 전혀 새로운 세계가 아닐지도 모른다. 평소에는 미처 보지 못했던 사람과 존재를 새롭게 바라보고,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다시 생각해보는 시선일지도 모른다.
한편, 당진송악시립도서관의 작가와의 만남은 계속된다. 오는 11월 14일 오후 3시 합덕도서관에서는 <개인주의자 선언>, <나로 살 결심>의 저자이자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 <악마판사>의 대본을 쓴 문유석 작가가 '우리는 어떻게 나답게 살아갈 것인가'를 주제로 독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초엽’이라는 이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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