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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홍래 조선대 반도체화학과 교수. [조선대]
“전남광주 지역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공장이 들어오면 반도체 칩만 생산하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공장에 소재를 공급하고 공정을 지원하는 기업들도 가까운 곳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손홍래 조선대학교 반도체화학과 교수는 전남광주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따라 지역에서 반도체 소재와 후공정 인력을 미리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조선대 화학과를 반도체화학과로 개편하는 작업을 주도했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를 예상한 것은 아니었다. 화학 교육을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분야와 연결해 학생들의 진로를 넓히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손 교수는 “화학은 범위가 넓어 학생들이 전공과 취업의 연결고리를 찾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며 “반도체를 설계하는 분야가 아니라 생산에 필요한 소재와 후공정을 가르쳐 보자는 생각으로 3년 전부터 학과 개편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손 교수의 주요 연구 분야도 반도체 소재와 연결돼 있다. 최근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공정에 사용되는 실리콘계 접착 소재를 연구하고 있다. HBM은 얇게 만든 여러 개의 반도체 칩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메모리다. 웨이퍼를 얇게 깎는 동안 회로가 손상되지 않도록 붙잡아 주는 임시 접착 소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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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교수는 “약 500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웨이퍼를 50마이크로미터 수준까지 줄이는 과정에서 접착력이 유지되고 회로도 보호돼야 한다”며 “이때 필요한 실리콘 접착제가 화학 분야에서 개발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소재”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 소재는 높은 순도와 안정성이 요구된다. 일부 공정용 소재는 1ℓ당 가격이 수백만원에서 1000만원에 이른다는 것이 손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공정에 들어가는 소재의 순도와 성능이 반도체 품질과 수율을 좌우한다”며 “수입 의존도가 높은 소재를 국내에서 개발하면 산업적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수율은 전체 생산품 가운데 정상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조선대학교 반도체화학과 손홍래 교수 실험실. [조선대]
실리콘을 활용한 센서도 손 교수의 연구 분야다. 연구팀은 실리콘 웨이퍼에 미세한 구멍을 만드는 전기화학적 식각 기술을 이용해 다공성 실리콘 칩을 개발하고 있다. 다공성 실리콘은 빛과 화학물질에 민감하게 반응해 각종 센서에 활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토대로 TNT를 비롯해 탐지가 어려운 RDX와 PETN 등 폭발물 성분을 감지하는 형광센서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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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교수는 교원 창업으로 설립한 국방벤처기업을 통해 관련 센서의 시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앞으로 센서를 소형화해 공항과 항만, 군사시설 등에서 활용하는 것이 목표다. 손 교수는 “화학을 이용해 새로운 반도체 소재를 만들고, 소재가 가진 빛과 전자의 특성을 실제 센서와 산업기술로 연결하는 연구”라고 말했다.
손 교수가 그동안 배출한 석·박사급 인력은 100명이 넘는다. 상당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소재를 공급하는 협력업체와 반도체 관련 연구기관에 진출했다. 현재는 대전과 평택 등 기존 반도체 생산시설이 있는 지역에서 주로 근무하고 있다. 손 교수는 전남광주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지역 학생들의 취업 선택지도 넓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형 생산시설 주변에는 공정에 필요한 소재를 공급하고 기술 문제에 대응할 소부장 업체가 자리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반도체 공장이 가동되면 소재 기업도 현장에서 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가까운 곳에 사업장을 둘 가능성이 크다”며 “학과 졸업생들이 소재 연구와 공정·품질관리 분야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실험실에서 직접 소재를 만들고 분석하면서 실패 원인까지 찾아보는 경험을 쌓게 하고 싶다”며 “지역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연구개발 인력을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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