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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여름 경기도 하남의 논 옆에 자리한 목조 단층집. 거실 소파에 편히 기대 앉아 선배의 이야기를 듣던 젊은 치과의사 귀에 낯선 소리가 들렸다. 자기 심장이 뛰는 소리였다. 운동을 하지도 않았는데 두근거림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그날 선배는 “치과의사들이 A국에 치과대학을 세우려 한다”고 말했다. 계획은 이미 구체적이었다. 그 무렵 로렌 커닝햄 목사의 책 ‘벼랑 끝에 서는 용기’를 읽던 중이었다. 믿음 하나로 미국 하와이에 열방대학을 세워간 내용이다. 책에서만 읽던 일이 같은 의사들 손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이날 대화를 계기로 그는 A국 선교팀에 들어갔고 얼마 뒤엔 A국의 한 산골 마을로 단기 의료선교를 떠났다. 돌아온 그는 아예 A국에 장기선교사로 가기로 마음먹었다.
A국에서 돌아오자 뜻밖의 제안이 기다리고 있었다. 단기선교를 후원한 또 다른 치과 선배가 이민을 앞두고 자신의 치과를 맡아달라고 했다. 그사이 A국 선교의 길은 막혔다. 일단 개원한 뒤 상황이 달라지면 그때 나가도 된다고 선교팀장이던 선배가 조언했다. 그렇게 2008년 그는 장기선교사 대신 원장이 됐다.
내려놓은 장기선교의 꿈
이태일(48) 원장은 올해로 18년째 서울 노원구 선한마음치과 진료실을 지키고 있다. 최근 이곳에서 만난 그는 개원 뒤에도 장기선교사의 꿈을 놓지 못했다고 했다. 가족과 함께 선교 실사를 떠나기 전까진.
북아프리카의 한 지방 도시에서 장기선교사 훈련을 마친 뒤 가족들과 함께 길을 나선 지 3주째였다. 세 나라를 일주일씩 도는 강행군에 가족은 지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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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 이웃 나라에서 사역하다 건너온 선교사가 그 도시에 맥도날드가 있다며 반가워했다. 선교사가 사는 곳은 이 도시보다 훨씬 열악하다는 뜻이었다. “선교사는 그냥 현지에 가서 사는 사람”이라고 말해오던 아내조차 선교지의 현실을 버거워했다.
결정적인 이유는 이 원장 자신에게 있었다. 선교사라면 현지인을 위해 함께 울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믿었는데, 정작 자기 안에서 그 마음을 찾을 수 없었다. 그는 “선교사님들 생각만 하면 울컥울컥하는데 현지 영혼들을 떠올리면 그만큼은 아니었다”며 “하나님께서 이 사실을 직면하게 하시면서 제 방향을 꺾어주셨다”고 했다.
진료실이 선교지가 되다
선교지를 내려놓았다고 선교까지 멀어진 건 아니었다. 오히려 진료실이 선교사를 길러내는 곳이 됐다. 선한마음치과는 직원들의 선교 훈련을 지원한다. 선교 학교에 가면 일주일 유급휴가를 주고, 이어지는 선교 훈련 과정도 돕는다. 지금까지 치과위생사 5명이 휴직하고 단기선교사가 돼 주로 중앙아시아로 떠났다. 4명은 1년, 1명은 2년을 선교지에서 보냈다. 이 원장은 “저는 명절을 끼고 짧게 선교지에 다녀오는데, 오히려 직원들이 선교사로 나갔다”며 “큰 은혜”라고 돌아봤다.
진료실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곳이자, 땅끝에서 온 이들을 환대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 원장은 10년 넘게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100여명이 이곳에서 짧게는 하루, 길게는 1년간 치료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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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비를 싸들고 해외로 나가는 이동식 진료로는 할 수 있는 치료에 한계가 분명했다. 그래서 아예 진료실로 부르기로 한 것이다. 다만 그는 “무료 진료 소문이 퍼지면 작은 치과가 감당할 수 없기에 환자 선별은 유학생 선교단체에 맡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선교까진 아니더라도 해외로도 나간다. 이 원장은 해마다 한 번, 일주일가량 치과의료선교회가 파송한 선교사들을 찾아 나선다. 최근엔 중동과 남아시아, 동남아 등지를 다녀왔다. 떠나기 전엔 전화를 걸어 필요한 음식이나 물건을 캐묻고 바리바리 싸간다. 선교사들은 이런 방문을 ‘황금마차’라고 부른다. 그는 “선교지에 간다기보다 선교사님께 간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주님이 먼저 사랑하셨기에
선한마음치과 비전은 ‘환자에게 직원에게 국가와 지역사회에 유익한 치과’다. 환자를 대할 땐 내 가족이라면 어떻게 할지부터 묻고 자연치아는 살릴 수 있는 데까지 살린다. 매출은 개원 때부터 한 푼도 빠짐없이 신고해왔다. 진료실 밖으로도 나가 노숙인과 이주민을 만났고 구치소에도 정기적으로 진료를 다녔다.
그에게도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순간은 있었다. 그럴 때마다 그는 치과의료선교회 선배들을 떠올린다. 그는 “선배님들 모습에 다시 고개를 숙이고 ‘아이고, 나는 아직 멀었네’ 생각하게 된다”며 “그런 선배들을 보며 따라올 수 있었던 게 복”이라고 했다.
그는 “기독 의료인은 어쩌면 성경의 ‘다섯 달란트를 받은 사람들’”이라며 “받은 복을 혼자 누리지 말고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님이 나를 먼저 사랑하셨다”며 “난 그 사랑에 반응할 뿐”이라고 고백했다.
에게 있었다. 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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