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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 지붕 사이로 돌담길이 이어지는 순천 낙안읍성. 2024년 4월 촬영한 자료사진이다. 사진=한국관광공사(정판종) 제공
성벽 안으로 둥근 초가 지붕이 모이고, 집과 집 사이를 돌담길이 잇는다. 순천 낙안읍성에서 맞는 한가위 나들이는 그 마을을 걷다가 전통공연을 즐기는 등 온 가족이 함께하는 여행이다.
18일 순천시에 따르면 낙안읍성 한가위 축제는 오는 24∼27일 추석 연휴에 상설공연 7회가 진행된다.
추석 당일인 25일에는 오후 2시 한 차례 공연이 진행된다. 24일과 26, 27일은 오전 11시와 오후 2시, 25일은 오후 2시 공연이다.
고향에 다녀오는 길에 들르거나 가족과 하루 나들이를 계획한다면, 보고 싶은 공연부터 고른 뒤 마을 돌담길을 이어볼 수 있다.
낙안읍성의 성벽과 문루. 2023년 5월 촬영한 자료사진이다. 사진=한국관광공사(이범수) 제공
◆ 추석날엔 주무대, 다음 날엔 동문에서
추석 당일 오후 2시 주무대에서는 판소리와 남도민요, 사물놀이, 전통무용 등이 예정돼 있다. 오전에 마을을 둘러본 뒤 공연에 맞춰 주무대로 향하거나, 오후 공연을 먼저 보고 골목으로 발길을 돌리는 식으로 하루를 짤 수 있다.
다음 날인 26일 오전 11시는 출발。이 다르다. 낙안민속농악단의 전통 민속농악 6마당굿이 동문에서 주무대로 이어진다.
사자굿과 행진굿, 어울림굿 등이 예고돼 있어 이 회차를 보려면 동문 쪽을 먼저 찾는 동선이 맞는다.
24일 오전에는 가야금병창과 판소리 등이, 오후에는 창극 ‘뺑파전’ 등이 주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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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마지막 날인 27일 오전에는 길놀이와 강강술래 등이, 오후에는 판소리와 창극 등이 예정돼 있다.
돌담 안에 자리한 낙안읍성의 초가. 2023년 5월 촬영한 자료사진이다. 사진=한국관광공사(이범수) 제공
◆ 성문 안에는 지금도 사람이 산다
낙안읍성은 산 위 요새가 아니라 들판에 자리한 평지성이다. 평지성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의 들판 한가운데 성이 놓인 지형을 말한다.
성벽과 초가마을을 따로 떼어 보기보다, 성 안에 집과 길이 어떻게 모여 있는지 살피며 걸으면 장소의 생김새가 한층 또렷해진다.
순천시에 따르면 낙안읍성은 1397년 김빈길이 토성을 쌓았고, 1626∼1628년 임경업이 석성을 중수해 오늘의 읍성 안에는 주민들의 삶이 이어진다.
기와를 얹은 관아 건물과 낮은 초가가 함께 있는 풍경에는 오래된 행정 공간과 생활 공간이 겹쳐 있다.
성 안 관람 코스는 동문에서 임경업장군비각과 객사를 지나 놀이마당, 동헌으로 이어진다. 이후 내아와 낙민루 등을 거쳐 마을을 돌아보는 길이다.
공연을 기다리는 동안 이 동선 일부를 골라 걷고, 시간이 남으면 다음 구간으로 이어갈 수 있다. 주민이 생활하는 집을 보며 길을 따라 이어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성벽 위에서 내려다본 낙안읍성. 들판 한가운데 성을 두르고 그 안에 마을이 들어앉았다. 2022년 촬영한 자료사진이다. 사진=한국관광공사(정철재) 제공
◆ 왜구 막으려 고을 사람들이 쌓은 흙성
백경
순천시 연혁을 보면 이 고장이 낙안이라는 이름을 얻은 것은 940년이다. 그전까지 파지성으로 불리던 곳이 낙안군으로 바뀌었다.
성이 선 것은 1397년이다. 왜구가 밀려오자 김빈길이 고을 사람들을 거느리고 흙으로 쌓았다. 관에서 내려보낸 공사가 아니라 주민을 모아 올린 성이었다.
김빈길은 낙안에서 난 사람으로 전해진다. 1394년 전라도수군첨절제사를 지낸 수군 지휘관이었으니, 바다에서 왜구를 막던 사람이 제 고장 들판에 성을 세운 셈이다.
흙성이 돌로 바뀌기까지는 230년 가까이 걸렸다. 순천시가 밝힌 성의 둘레는 1410m, 높이는 4∼5m다. 걸어서 한 바퀴를 돌 수 있는 길이다.
낙안읍성은 1983년 사적으로 지정됐고, 2011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올랐다. 잠정목록은 등재를 신청하려고 미리 올려 두는 명단이어서 등재가 확정된 건 아니다.
낙안읍성 안의 임경업장군비각. 낙안 사람들이 1628년 세운 군수임공경업선정비를 모신 곳이다. 2023년 5월 촬영한 자료사진이다. 사진=한국관광공사(이범수) 제공
◆ 떠나는 군수에게 세운 비, 400년 가까이 정월 보름 제사
관람 코스에서 객사로 들어가는 입구 길가에 비각이 하나 서 있다. 임경업장군비각이다.
안에 있는 비의 정식 이름은 군수임공경업선정비다. 임경업이 서울로 떠난 다음 달인 1628년 4월 낙안 사람들이 세웠다.
임경업은 1626년 5월 낙안군수로 와서 1628년 3월 떠났다. 2년이 채 안 되는 재임이었다. 성을 돌로 고쳐 쌓고 고을을 다스린 군수를 두고, 주민들이 그가 떠나자마자 비를 세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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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세우고 끝나지 않았다. 낙안 사람들은 임경업을 고장의 수호신으로 모셨고, 지금도 해마다 정월 보름이면 제사를 지낸다. 이 비각은 전라남도 문화유산자료다.
◆ 하룻밤에 성을 쌓았다는 이야기, 누나는 옷고름을 달지 않았다
임경업을 둘러싼 이야기는 기록에만 남지 않았다. 낙안 일대에는 그가 누나와 내기를 해 하룻밤 만에 성을 쌓았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누나는 동생의 옷 한 벌을 짓고 임경업은 성을 쌓아, 누가 먼저 끝내는지 겨루기로 했다는 이야기다.
먼저 끝낸 쪽은 누나였다. 그런데 옷고름을 달려다 말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아, 나 봐라. 내가 여잔디, 장군을 이겨야 되겠냐?”
누나가 옷고름을 달지 않아 내기는 임경업의 승리로 끝났다. 이 이야기는 1994년과 2018년 낙안면 동내리에서 채록돼 ‘순천시사’와 ‘순천 사람들의 삶에 담긴 이야기’에 실렸다.
연구자들은 여기에 오누이가 힘을 겨루는 옛이야기의 틀이 쓰였다고 본다. 성이 하룻밤에 설 수는 없지만, 이 고장 사람들이 임경업을 어떤 인물로 여겼는지는 이 이야기에 담겨 있다.
공연을 기다리며 동문에서 객사 쪽으로 걸으면 이 비각 앞을 지나게 된다.
초가와 화단 옆으로 마을길이 나 있다. 2023년 5월 촬영한 자료사진이다. 사진=한국관광공사(이범수) 제공
한편 낙안읍성 초가마을 9월 매표시간은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6시30분까지다. 내국인 만 6세 이하와 만 65세 이상은 무료입장 대상이다.
낙안읍성 주소는 순천시 낙안면 충민길 30이다. 시는 비가 오는 등 기상 상황에 따라 공연 일정이 바뀔 수 있다고 안내한다.
년과 2018년 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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