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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법진 작가가 개인전 ‘Black Earth - Landscapes of Memory(검은땅 - 기억의 풍경)’ 이 열리고 있는 춘천미술관에서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내 산은 푸른 산이 아니라 검은 산입니다.”
춘천미술관에서 개인전 ‘Black Earth - Landscapes of Memory(검은땅 - 기억의 풍경)’ 을 선보이고 있는 최법진 작가의 말이다. 전시장에 걸린 태백의 모습들은 낯익은 풍경이면서도 어딘가 낯설다. 물감 대신 석탄가루로 그려낸 검은 풍경. 한때 탄광의 도시를 움직였던 그 검은 가루가 이제는 그의 화폭에서 태백의 시간을 증언하고 있다. 지난 16일 전시장에서 최작가를 만났다.
“원래 풍경화를 그리는 사람이 아니었어요. 태백에 내려가 유화나 아크릴로 그려봐도 재미가 없더라고요. 그러다 석탄가루가 묻어 거무튀튀한 건물들을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죠.”
그에게 석탄가루는 색을 내기 위한 재료만은 아니다. 탄광촌이 품은 역사이자 환경에 대한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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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가루를 그림으로 남기는 일은 쉽지 않았다. 붙여도 떨어지고, 만지면 묻었다. 작업실이 새까매질 만큼 실패를 거듭했다. 물에 불리고 몇 달씩 굳혀보기도 했다.
최법진 작가가 개인전 ‘Black Earth - Landscapes of Memory(검은땅 - 기억의 풍경)’ 이 열리고 있는 춘천미술관에서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누군가 제 작품을 소장하고, 제가 죽은 뒤에도 남을 텐데 가루가 떨어지는 그림을 만들 수는 없잖아요. 그건 작가의 책임이죠.”
그렇게 스스로 연구한 고정 방식은 작업의 일부가 됐다. 흔적을 쌓고 덮고 지우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그는 풍경을 그대로 베끼는 데 관심이 없다고 했다.
“똑같이 그리는 건 어렵지 않아요. 중요한 건 재료가 만들어내는 우연한 흔적들을 그림 안으로 끌어들이는 일이죠.”
그렇게 화면 위에 남겨진 흔적들은 어느 순간 산이 되고, 집이 되고, 태백의 풍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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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다가서면 석탄가루가 두껍게 솟은 표면이 보인다. 몇 걸음 물러나면 지워지고 남은 흔적들이 산과 마을로 이어진다. 그래서 그는 작품을 가까이에서 또 멀리서 두번 보라고 권한다.
최법진 작가가 개인전 ‘Black Earth - Landscapes of Memory(검은땅 - 기억의 풍경)’ 이 열리고 있는 춘천미술관에서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전시장의 분위기도 층마다 다르다. 1층에는 크고 절제된 작품을, 2층에는 다채로운 색과 작은 그림들을 배치했다. 처음 한 .만 선보이려던 신작은 관객들의 관심에 더 늘렸다고 한다.
올해 처음 시도한 채색 작업도 눈길을 끈다. 색을 깔고 검정을 덮은 뒤 긁어내는 스크래치 기법이다. 검은색의 한계를 넘어보려는 시도다.
“같은 걸 반복해서 생산하고 싶지는 않아요. 재료를 계속 변화시키고 싶습니다.”
올해는 잠자는 시간을 빼고 작업에 매달렸다는 최 작가. 검은 산을 그리는 그의 손끝에서는 지금도 태백의 시간이 겹겹이 쌓이고 있다. 전시는 21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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