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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용(앞줄 오른쪽) 다사랑교회 목사가 지난 5월 교회에서 진행된 ‘네팔의 밤’ 행사에서 지역 내 네팔 근로자들을 초청해 교제를 나누고 있다. 다사랑교회 제공
지난 13일 오전 경남 양산 삼호동의 한 작은 상가. 계단에 아이들의 조잘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지자 김민영(54) 다사랑교회 전도사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프리비엣. 깍 젤라(Привет. Как дела. 안녕. 잘 지냈어).” 김 전도사의 인사말에 손을 흔들며 활짝 웃는 아이들이 예배당 곳곳에 자리 잡자 찬양 반주가 시작됐다. 하나의 멜로디에 두 가지 언어가 얹혔다. 러시아어와 한국어다. 국적은 더 다양하다. 한국을 비롯해 러시아·키르기스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우크라이나·고려인 가정의 어린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김 전도사는 “국가와 자라온 환경, 외모는 서로 다르지만 이 시간만큼은 아이들이 한마음으로 찬양하고 기쁨을 누리며 즐거워한다”며 웃었다.
한 공간, 네 언어의 예배
다사랑교회(최창용 목사)에선 주일마다 네 가지 언어로 예배가 진행된다. 다문화주일학교로 시작해 한국어예배와 러시아어·태국어·네팔어예배가 각각 차례로 드려진다. 한 예배당이 하루 동안 여러 민족의 교회로 바뀌는 셈이다.
최창용(49) 목사는 과거 부산 수영로교회(이규현 목사)에서 12년간 사역하는 동안 8년여를 국제사역부를 맡으며 지역 내 외국인 성도들을 활발하게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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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다양한 언어권 예배를 준비하고 진행하며 깨달은 것은 하나의 예배를 세워가는 일이 한 부서를 만드는 게 아니라 그 언어권의 교회 하나를 세우는 일이라는 .이었다”고 회상했다.
3년 전 양산에서 러시아어 예배로 개척한 다사랑교회는 지난해 4월 네팔어예배를 신설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태국어예배도 시작했다. 최 목사는 “언어권 예배의 핵심은 환대의 마음과 동역자”라며 “사람을 먼저 모으기보다 그 언어와 문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함께 살아갈 신앙적 동역자가 세워질 때 공동체가 자란다”고 설명했다.
병원도 시장도 함께 가는 공동체
지난 13일 다문화주일학교에 참석한 어린이 성도들이 찬양하는 모습. 다사랑교회 제공
다사랑교회에서 환대는 예배당 안에 머물지 않는다. 외국인 성도가 아프면 병원에 동행하고, 출입국사무소 서류 작성이나 집 구하기, 체류 문제, 임금 체불 같은 생활의 어려움도 함께 감당해 간다. 김 전도사는 “부모는 더 나은 삶과 생계를 위해 한국행을 선택했지만, 자녀들은 친구와 익숙한 환경을 떠나온 것”이라며 “그 마음까지 생각해주는 것이 환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교회에는 늘 라면과 간식이 준비돼 있다. 평일에도 아이들이 학교를 마치고 찾아와 뛰놀고 쉬며 먹는다. 카자흐스탄에서 네 살 때 한국에 온 마리아(8)는 이날 교회에서 생일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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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 와서 가장 기뻤던 순간 중 하나로 ‘태권도를 배워 빨간 띠를 두른 것’으로 꼽는 그에게 한국은 잠시 머무는 낯선 땅이 아니다. 마리아는 “태권도를 더 열심히 연습해서 꼭 경찰이 되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김 전도사는 “주일에 교회를 오든 안 오든 다문화권 아이들을 품고 함께하려는 마음가짐이 우선”이라며 “동네에 사는 외국인 중 아픈 사람이 있으면 교회 출석 여부를 떠나 병원에 같이 가고, 도움이 필요하면 똑같이 돕는다”고 전했다.
네팔에서 3년 전 입국한 파올(26)씨는 어릴 때부터 한국 드라마를 보며 한국을 동경했지만 막상 와보니 언어적 장벽이 높았다. 직장에서 실수하고 꾸중을 들어도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해 서러웠고, 가족이 그리워 외로운 날도 많았다. 그때 다사랑교회가 전환.이 됐다. 교회에서 한국어를 배우며 언어에 조금씩 자신감이 붙은 그는 “신학을 공부해 교회 사역에도 힘을 보태고, 한국에서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네팔인을 돕는 것이 꿈”이라고 덧붙였다.
일터 근처에서 만난 한국인의 소개로 이곳에 온 태국 출신 콤킷(30)씨는 “매주 일요일 오후 태국어 예배를 드리러 오는 게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라며 “퇴근 후 기숙사에서 기타로 가장 좋아하는 한국 찬양 ‘은혜’를 치며 찬양하는 게 취미”라고 했다.
도움받는 이에서 함께 세우는 이로
다사랑교회의 외국인 성도들은 사역의 대상에만 머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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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어권 성도들은 운영위원회와 교사, 사랑방 리더로 참여하고, 행사가 있을 때면 십시일반 비용을 모으거나 음식을 준비한다. 식탁 교제를 나누는 일도 자연스럽다.
김 전도사는 “내 것을 챙겨두고 남는 것을 주는 게 아니라 작더라도 전부를 내어주며 이웃을 챙기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환대를 배운다”고 했다. 최 목사도 한국교회가 외국인을 ‘선교 대상’이나 ‘도움받아야 할 사람’으로만 보는 시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이주민 가운데 장로와 목회자, 교회 지도자가 더 많이 세워질 것”이라며 “함께 교회를 세워갈 동역자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국내 체류 외국인은 290만명(장·단기 포함)을 넘어섰다. 특히 제조업이 밀집한 충남 아산과 천안, 경남 김해 등 지방 산업도시에서는 최근 수년 새 외국인 주민이 1만명 안팎씩 늘며 이주민이 지역사회의 주요 구성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김 전도사는 “지역 내 작은 공동체도 이들을 위한 사역을 시작할 수 있다”며 “함께 장보기, 시장에서 물건값 깎아보기, 떡볶이 만들어 보기, 대학 캠퍼스 걷기처럼 부담 없이 일상의 접。부터 만들라”고 조언했다.
다사랑교회의 ‘새로 고침’은 외국인을 교회 안으로 데려오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낯선 이를 손님으로 맞고, 이웃으로 살아가며, 마침내 함께 공동체를 세우는 사람으로 자리 내어주는 데까지 이어진다. 최 목사는 환대를 이렇게 정의했다.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는 것, 그리고 있는 모습 그대로 존중하고 받아주는 것입니다.”
세워질 때 공동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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