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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세종시 조피원 문화정원에서 열린 '2026 조치원 필름 로멘스'. 관객들ㅇ이 야외 스크린 앞에 앉아 독립영화를 보고 있다. ⓒ 박지영 "단편영화는 평소에 찾아보기가 쉽지 않잖아요. 여기 와서 보니까 집중도 잘 되고, 요즘 영화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도 알 수 있어서 좋아요." 20일 저녁 세종시 조치원 문화정원. 야외 스크린 앞에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를 잡았다. 이날 처음 영화제를 찾았다는 유상은씨는 어느새 네 편째 영화를 보고 있었다. 지난 18일부터 사흘간 이곳에서는 '2026 조치원 필름 로맨스'가 열렸다. 올해로 4회째다. '꿈, 끈기, 지속 가능한 마음'을 주제로 27편의 단편 독립영화가 관객을 만났다. 올해 영화제의 문구는 조금 낯설고 유쾌하다. "영화가 망한다고 네 인생이 망하는 건 아니야! 망하면 다시 해!" 지난해 초청작의 대사에서 가져온 문장이다. 유씨 역시 이런 영화제가 세종에서 4년째 열리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세종에 있는 친구들도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같이 가자고 공유했더니 한 친구는 같이 왔고, 시간이 안 되는 친구는 금요일에 먼저 왔다 갔어요. 장소도 좋고, 앞으로 조금 더 커졌으면 좋겠어요." 그는 특히 청년들이 직접 행사를 꾸리는 。이 인상적이라고 했다. "세종에서 열리는 축제는 관에서 주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운영하는 사람들이 직접 의견을 내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 같아요. 영화도 청년 이야기뿐 아니라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어서 흥미로웠어요." 철거된 복싱체육관에서 시작된 영화제 이 영화제의 시작에는 지금은 사라진 공간 하나가 있다. 시네마다방 시혜지 대표는 2020년부터 조치원에서 독립·예술영화 상영 활동을 해왔다. 영화제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옛 연기복싱체육관이었다. "영화 촬영지이기도 했고 6·25전쟁 때 보급품 창고로 지어진 건물이라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공간이었어요. 철거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영화라는 방식으로 그 공간을 지켜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철거가 예정된 2023년, 복싱체육관에서 첫 '조치원 필름 로맨스'가 열렸다. 체육관은 결국 철거됐지만 영화제는 남았다. 이후 장소를 문화정원으로 옮겨 올해 네 번째 행사를 맞았다. 시 대표는 서울의 독립영화관과 영화제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모바일 야마토 온라인 그가 수도권이 아닌 조치원에서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수도권에는 이미 이런 문화가 있지만 늘 보던 관객들이 다시 오는 경우가 많다고 느꼈어요. 오히려 독립영화를 잘 모르는 지역에서 소개하면 진짜 새로운 관객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지역에는 영화를 만드는 학생들이 있지만 작품을 보여줄 곳은 많지 않다. 관객 역시 독립영화를 접할 기회가 드물다. 그 사이를 연결하고 싶었다고 했다. 올해 영화제에는 전국에서 약 670편이 출품됐다. 시 대표는 영화제의 주제와 작품성 등을 고려해 상영작을 선정했고, 지역에서 제작된 작품도 일정 비율 포함했다. 영화가 끝나자 감독이 객석 앞으로 나왔다 '조치원 필름 로맨스'에서는 영화가 끝난 뒤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됐다. ▲  영화 상영뒤 진행된 '섹션6 관객과의 대화'. 섹션마다 상영을 마치면 감독들이 무대위로 올라와 영화를 설명하고 관객들의 질문에 답했다. ⓒ 박지영 20일 저녁 '관객과의 대화' 시간. 섹션마다 영화상영이 끝나면 감독들이 객석 앞으로 나왔다. 관객들은 영화 제목 뒤에 붙은 쉼표의 의미부터 등장인물이 죽는 순서, 영화 속 소품과 장면의 의도까지 질문했다. <이젠 죽었으면 좋겠네>를 연출한 이민혁 감독은 가부장적인 할아버지가 좀비가 돼 돌아온다는 설정에 대해 "좀비와 가부장제에는 죽지 않고 전염된다는 공통。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상영작 가운데 일부에는 화면해설도 더해졌다. 세종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교육을 받은 시민들이 영화 여섯 편의 화면해설 제작에 참여했다. 화면해설작가 이세정씨는 빠르게 바뀌는 장면을 소리만으로 전달하는 과정의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눈으로 보면 한 번에 들어오는 장면도 듣기만 한다고 생각하면 짧은 시간에 많은 정보를 넣어야 해요. 무엇을 꼭 설명해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조금이라도 영화를 더 이해하고 즐길 수 있었으면 했어요." 관객이 자원활동가가 되고 영화제를 움직이는 사람들 가운데는 오랫동안 이곳을 찾은 관객들도 있다. 전하영씨는 조치원 시민참여영화단 활동을 계기로 영화제와 인연을 맺었다. 첫 회부터 영화제를 지켜봤고, 올해까지 세 차례 자원활동가로 참여했다. 그가 지난 4년간 가장 크게 느낀 변화는 관객이다. 모바일 바다이야기 부활 "예전에 비하면 연령대가 정말 다양해졌어요. 관객도 늘고 영화제도 。. 커지는 것 같아요." 왜 해마다 다시 자원활동에 참여하느냐는 질문에는 "조치원에서 문화를 경험할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여기 오면 예술을 하는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고, 감독이나 배우들과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요. 여러 영화를 보다 보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조금씩 다양해지는 것 같아요." 올해 자원활동가 가운데는 고등학생도 있고, 휴가를 내고 참여한 직장인도 있다. 평소 시네마다방을 찾던 관객들이 영화제가 열리면 운영에 힘을 보태기도 한다. 영화 한 편이 딸기라테와 공방 체험으로 영화는 문화정원 안에만 머물지 않았다. 조치원 골목의 카페와 공방, 지역 업체들이 작품 한 편씩을 맡아 영화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각자의 방식으로 풀어냈다. ▲  조치원 금따길 골목의 카페 '화양연화'도 영화제에 참여했다. 카페옆 작은 공간에 영화와 연계한 한정 메뉴와 영화제 홍보물에 놓여있다. ⓒ 박지영 카페 '화양연화'를 운영하는 이상숙씨는 영화 <메트로폴리탄 라이프>에 등장하는 딸기라테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평소에는 판매하지 않는 메뉴지만 영화제 기간 사흘 동안 하루 20잔씩 만들었다. "시혜지 대표가 영화 이야기를 해주면서 같이 해보자고 했어요. 영화에 딸기라테가 나온다고 해서 '그러면 우리도 해보자'고 했죠." 영화제를 찾아온 관객뿐 아니라 작품 감독과 배우들도 카페를 찾았다. 이씨는 이런 행사에 함께하는 이유를 "조치원에서 버티고 있는 젊은 사람들을 응원하고 싶어서"라고 했다. "젊은 분들이 어떻게든 버텨야 성장할 수 있잖아요. 같이 하면 좋죠." ▲  조치원 금따길 오운공방 앞에 '조치원 필름 로멘스' 홍보물이 붙어있다. 지역 공방과 카페들도 영화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 박지영 오운 유리공방의 이승현 대표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영화제에 참여했다. "영화를 보고 제가 느낀 것을 토대로 공방에서 할 수 있는 이벤트를 만들었어요. 올해는 작년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오셨어요. '영화제 보러 서울에서 왔다', '대전에서 왔다'고 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스틸마스프링 공방에서는 영화 속 인물이 불안과 긴장을 마스크 뒤에 감추는 모습에서 착안해 자신의 불안을 낮춰주는 '워리스톤'을 만드는 체험을 진행했다. 바다이야기게임 다운로드 시 대표에 따르면 올해 영화제에는 지역 업체 11곳이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했다. "영화를 보고 지역 상인들과 연결할 수 있는 지.을 찾아요. 영화를 본 뒤 이곳에 와야만 할 수 있는 경험으로 이어지게 하는 거죠." "몇 천 명 모이는 축제만 있어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  밤의 영화제 전경. 해가 진 뒤에도 영화 상영은 이어졌다. 조치원 문화정원에 마련된 야외 상영장을 관객들이 가득 채웠다. ⓒ 박지영 행사는 커지고 있지만 운영 여건은 넉넉하지 않다. 시 대표에 따르면 영화제만을 위한 세종시의 별도 지원 예산은 없다. 여러 공모사업과 후원, 다른 사업들을 연결해 필요한 비용을 마련한다. 다음 영화제를 위한 지원사업을 찾는 일은 전년도 말부터 시작된다. 작품 공모와 선정, 지역 상.과의 협업까지 이어지면서 사실상 1년 내내 다음 영화제를 준비한다. 그럼에도 1회 때 찾아왔던 사람이 4회에도 다시 오고, 친구를 데려오는 일이 생겼다. 시 대표는 그것을 영화제가 지난 4년 동안 만든 가장 중요한 변화로 꼽았다. "유명한 사람이 와서 잠깐 보고 가는 관객이 아니라, 오시면 영화를 끝까지 보고 다음에는 친구를 데려오는 관객이 조금씩 늘고 있어요." 기차표를 닮은 올해 영화제 홍보물에도 조치원을 바라보는 그의 생각이 담겨 있다.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왔다가 졸업하면 떠나는 청년들이 많은 도시.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이곳에 오래 정착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그는 말한다. "여기에서 꿈을 이루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도 있잖아요. 꼭 20년, 30년 사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라 여기서 무언가를 해보고, 잘됐을 때 다시 들러주는 도시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사흘간의 영화제가 끝나고 문화정원의 스크린은 다시 걷혔다. 하지만 영화를 보러 왔던 사람이 다음 해 다시 찾아오고, 관객이 자원활동가가 되고, 영화 속 한 장면은 골목의 음료와 공방 체험으로 이어진다. 시 대표는 큰 축제 하나보다 이런 작은 움직임이 계속되는 도시를 이야기했다. "도시가 작잖아요. 꼭 몇 천 명, 몇 만 명이 모이는 축제만 만들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이런 소규모 행사들이 꾸준히 이어지는 데에도 힘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밤이 깊어져도 야외 스크린 앞 사람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처음 이 영화제를 찾은 관객도, 해마다 돌아오는 관객도 함께 영화를 봤다. 4년째 조치원에서 이어진 작은 영화제는 그렇게 또 한 해의 상여을 마쳤다. 는 조치원 시민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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