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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러시아가 서방을 상대로 벌이는 하이브리드전이 기이한 형태로 격화하는 양상이다. 핀란드 국회의원의 자택 화장실에 비밀 요원을 보내 대변을 보게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최근 핀란드 국회의원 20여명이 일련의 자택 침입 의심 사건을 신고했다고 보도했다. 한 의원은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대변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들은 약 1년 전부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 1일 유시 할라아호 핀란드 의회 의장은 “상당한 규모”의 침입 의심 사건을 인지하고 있다며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흔적을 거주자가 알아차릴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남겼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국회의원 한 명에 대한 공격은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경고했다.
이 사건의 배후엔 러시아가 있는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는 이번 사건이 외국 세력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누군가 핀란드를 불안정하게 만들거나, 우리의 안보에 대한 신뢰를 흔들거나,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의 지지를 약화시키려 한다면 오히려 그 반대의 결과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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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중도우파 국민연합당 소속 중진 의원 벤 즈스코비츠 의원도 “러시아 정보기관이 사람들에게 자신들이 감시당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혼란이나 우려를 조성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국회의원과 외교관·언론인 집에 무단 침입해 일부러 흔적을 남기는 방식은 러시아 정보기관이 오랫동안 사용해온 전술이다. 미국 국무부는 이러한 수법을 ‘주거지 침입’이라고 명명했다. 요원들은 표적의 개인 물품을 옮기거나 창문을 열어놓고, 경보장치를 일부러 작동시키는 등의 방식으로 상대방을 위협한다. 화장실에 소변을 보는 행위도 하나의 방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3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이 러시아를 방문한 미국 고위 당국자의 여행 가방에 대변을 봤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영국 가디언 기자 루크 하딩도 2011년 FSB 요원이 자신의 모스크바 아파트에 침입해 성관계 관련 책자를 남겨놓기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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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법의 기원은 1960년대 냉전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소련 정보기관은 동독의 슈타지(비밀경찰 조직) 요원들에게서 영감을 받았다. 슈타지는 반체제 인사들의 집을 표적으로 삼아 벽에 걸린 사진을 떼어내거나 평소 마시던 차를 다른 종류로 바꾸는 등의 행동을 했다. 이를 통해 피해자들이 자신이 미쳐가고 있다고 생각하도록 만들었고, 실제로 피해자 일부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이 수법이 핀란드에서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추정된다. 핀란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수십 년간 유지해온 군사적 비동맹 정책을 포기하고 2023년 4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가입해 러시아의 반발을 샀다.
내년 4월에 있을 핀란드 총선을 앞두고 러시아의 사보타주(고의적 방해 공작)와 공작에 대한 핀란드 당국의 경계도 높아지고 있다. 오르포 총리는 총선을 앞둔 시。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가 중요하다며 “유럽의 여러 국가에서 러시아가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러, 몇 달 내 나토 동맹국 공격할 수도”···유럽 정보수장들 잇단 경고
https://www.khan.co.kr/article/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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