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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조건희 기자] 오는 12월 비대면 진료 제도 시행을 앞두고 민간 헬스케어 플랫폼의 의약품 유통 개입과 비대면 처방약 배송 확대를 둘러싼 공방이 국회에서 벌어졌다. 정부가 법 시행을 앞두고 약 배송 확대 가능성을 논의하기 시작한 가운데, 닥터나우가 과거 시행했던 비대면 약 배송 113만건의 실태와 안전성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제도 확대 논의가 선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정진웅 닥터나우 대표는 환자의 의료·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라는 입장을 밝혔다.
◇ 비대면 진료, 취약계층 이용률 1.9% 불과···'복약지도·데이터 부재' 집중 포화
8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비대면 처방약 배송 허용 여부와 민간 플랫폼의 의약품 유통 개입 논란이 핵심 쟁。으로 다뤄졌다. 이날 국감장에는 이만희 위원장의 요구로 정진웅 닥터나우 대표와 권영희 대한약사회장이 증인으로 나란히 출석한 가운데 플랫폼 업계와 약사계 간 갈등을 둘러싼 집중 질의와 공방이 이어졌다.
이 위원장은 비대면 진료 서비스가 당초 취지인 '의료 취약계층 접근성 개선'과 달리 비급여 처방·의료 쇼핑 창구로 전락했다는 。을 지적했다. 이 위원장에 따르면 거동 불편자 등 의료 취약계층의 비대면 진료 서비스 이용률은 1.9%에 불과하다. 주 이용객이 30대에서 50대까지로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비대면 의료 서비스가 남용되고 있다는 。을 문제로 지적했다.
실제로 실천하는약사회가 비대면 플랫폼 처방 조제 현황을 조사한 결과 비대면 처방을 조제한 약사 가운데 91.8%가 취약계층 처방전을 '월 0건' 조제할 정도로 조제약이 비급여 처방에 쏠렸다. 정 대표는 이에 대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이용객 분포 수치이며 현재 이용객 분포에 대해서는 차후 조사를 통해 밝히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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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진료 서비스의 복약지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만희 위원장은 과거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닥터나우에서 113만건의 약 배송이 진행되는 동안 복약지도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는지 입증할 근거 자료나 데이터가 전혀 남아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권영희 대한약사회장 또한 비대면 약 배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배송·배송 지연·분실 등의 문제는 환자 생명과 직결되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시범사업 당시 복약지도 실태에 대한 사후 평가조차 부재했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당시 약사들이 전화를 통해 환자분들에게 직접 복약지도를 진행할 수 있도록 안내해 왔다"고 해명했다. 복약지도 데이터 및 근거 자료 제출 여부에 대해 정 대표는 관련 자료를 확인해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 '자회사 유통' 불공정 논란 속 복지부 약 배송 기습 발표 '파장'
정 대표가 이번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출석하게 된 핵심 배경에는 닥터나우의 '의약품 직접 유통' 진출 및 불공정 거래 논란이 있다. 닥터나우는 2024년 2월 의약품 도매 자회사 '비진약품'을 설립하고 의약품 유통 시장에 직접 발을 들였다. 이후 100만 원 상당의 29종 의약품 패키지를 구매한 제휴 약국에만 앱 내에서 'NOW 조제확실', '재고확실' 뱃지를 부여하고 상단 노출 혜택을 제공했다. 이는 플랫폼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약사들에게 자회사 약품 구매를 사실상 강요하고 환자를 특정 약국에 알선한 전형적인 '약국 길들이기'이자 공정거래법 및 약사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정치권과 약업계에서 거세게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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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민간 플랫폼의 불공정 거래 행위와 의약품 오남용 우려로 약사사회와의 갈등이 정.에 달한 상황에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지난 8월 20일 국무조정실,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비대면 약 배송 전면 확대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기습 발표해 논란이 재。화됐다. 현행 의료법 개정에 따라 비대면 진료에 따른 약 배송은 오는 12월 24일부터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이에 대한약사회는 전날 '약 배송 확대 99.9% 반대'를 선언하고 민간 플랫폼 규제 및 공공 플랫폼 도입을 촉구했다. 대한약사회는 민간 플랫폼의 시장 독。으로 인해 보건의료가 상업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우려를 표출했다. 이외에도 약물 쇼핑이 증가하고 비급여 의약품 오남용이 심화될 것이라며 닥터나우의 비대면 진료를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국감에서 이를 두고 "당초 의료법 개정 당시 약 배송은 거동 불편자, 섬·벽지 거주자, 장기요양급여 수급자, 등록 장애인, 희귀질환자 등 일부 의료 취약계층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합의했음에도, 법안이 정식 시행되기도 전에 정부가 갑작스럽게 전면 허용 논의를 시작한 것은 무리한 추진"이라고 비판했다. 권 회장 역시 이전 닥터나우의 113만건의 비대면 진료 서비스에 대한 데이터가 분석되기 전 비대면 약 배송을 전면 확대하겠다는 건 시기상조라는 뜻을 전했다.
정 대표는 비대면 진료 후 약을 수령하는 과정에서 환자들이 겪는 현실적인 불편함을 강조하며 정부 협의체를 통해 우려를 해소하고 소통할 의지가 있음을 밝혔다. 정 대표는 "실제로 비대면 진료를 이용한 많은 환자들이 진료는 비대면으로 받고 약은 대면으로 수령하는 과정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약 배송 필요성의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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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 대표 "환자 접근성 제고 필수"···복지부·국회 "섣부른 정식 확대 경계"
정 대표는 비대면 약 배송을 편의성의 문제만이 아니라 본래 취지와 같이 환자의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대면 진료를 받은 환자가 진료는 온라인으로 받더라도 약을 직접 약국에서 찾아야 한다면 비대면 진료의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소통 미흡에 대해 인정하며 정부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약사사회와의 논의를 통해 비대면 약 배송을 건전한 방향으로 이끌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닥터나우도 전국 약국의 20%가 넘는 약 5000개의 약국과 협업하고 있어서 동네 약국과의 상생은 굉장히 중요한 원칙이라 생각한다"며 "위원장님과 약계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환자의 의약품 접근성과 동네 약국의 상생을 위해 함께 이룰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찾는 논의에 성실히 참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약 배송 전면 확대를 결정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약 배송에 불편을 호소하는 환자와 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듣기 위해 관계자들과 논의를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협의체를 구성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면밀하게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비대면 진료 제도화 과정에서 의료계·약계·시민사회가 논의해 마련한 원칙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대면진료를 원칙으로 하면서 의원급 의료기관과 재진환자 중심으로 운영하고, 비대면 진료 전담기관을 두지 않는다는 원칙과 함께 약 배송 역시 의료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허용하기로 한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취지다.
남 의원은 "대면 진료와 재진 중심, 취약계층 한정 약 배송 등 15년 만에 마련된 원칙은 결코 무너져선 안 될 기준"이라며 "정부가 섣부른 정책 발표로 의료 현장의 신뢰를 깨트리지 말고 당초 합의된 원칙을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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