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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전방위적인 개혁 요구에 직면했다. 잇따라 터져 나온 부실수사와 사건 은폐·조작, 고질적인 '제 식구 감싸기' 등 내부 기강 해이가 자초한 위기다. 국민 생명과 직결된 실종신고와 변사 사건 처리, 살인 사건 수사에서 총체적 '시스템 부재'라는 민낯을 드러내면서 10월2일 새로운 형사사법체계 시행 이후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정부·여당이 뒤늦게 경찰 개혁에 나섰지만 '땜질식 처방'을 넘어 구조적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력화된 경찰의 '실종·변사' 매뉴얼 2026년 5월12일 집을 나섰던 30대 여성 장아무개씨가 104일 만에 주검으로 돌아왔다. 장씨의 실종신고가 접수된 것은 5월15일 오후 6시43분. 제주서부경찰서 실종전담팀 부아무개 경장은 같은 날 오후 9시16분 '교통사고 사망'이라는 코드를 입력한 뒤 사건을 허위 종결했다. 신고부터 종결까지 걸린 시간은 단 2시간33분. 이 과정에 상급자의 별도 확인도 승인도 결재도 필요 없었다. 부 경장은 60대 남성 A씨 실종신고 역시 동일한 수법으로 허위 종결했고, 51일 만에 시신으로 발견됐다. 제주경찰청은 9월1일 부 경장의 실종 사건 허위종결 전수조사 결과, 알려진 2건 외에 허위종결 의심 사례 25건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10건은 실종자와 연락한 적이 없는데도 통화한 것처럼 입력한 사례였고, 15건은 소재를 확인하고도 '교통사고 사망'이나 '변사' 사유를 넣어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기록 자체를 지운 사례였다. 부 경장은 "실종자가 성인이라 안일하게 생각했다"며 혐의를 시인했다. 투입된 프로파일러는 누적된 업무 부담과 회피적 대처가 결합된 업무태만을 범행 동기로 분석했다. 경찰의 '허위·부실 종결'은 변사 사건 수사 과정에서도 또 한 번 드러났다. 경찰은 장씨 주검을 발견한 8월24일 시신 상태와 소지품 등을 바탕으로 범죄 연루 가능성이 낮으며, 액사(목을 매 죽음)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씨가 발견된 야자수 농장이 야간에 여성 혼자 접근하기 어려운 곳인 데다 야자수 나무줄기가 약하고 뾰족한 부분이 많아 타살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자 경찰은 일주일 후인 9월1일 "국과수(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시신 부패로 인해 사인이 불분명하다. 범죄 관련성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교묘히 입장을 바꿨다. 장씨 실종신고가 허위 종결되고 3개월 후에야 시신이 백골 상태로 발견됨에 따라 원인 규명의 난도는 한참 높아졌다 한게임바둑이추천 . 민변 사법센터 검경개혁소위원장을 지낸 이창민 변호사는 "우리나라 경찰은 변사 사건을 '자살 종결' 처리하는 비율이 높다. 예전 국회 국정감사에서 변사자 중 50%(실제는 48%)가 자살로 처리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자살이 많아진 부분도 있겠지만, 경찰 입장에서 자살 처리가 가장 간단한 종결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그러면서 "실종도 변사도 매뉴얼은 다 있다. 결국 매뉴얼대로 하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 부재, 구조적 문제가 이번에 드러나면서 경찰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찰도 할 말은 있다. 전국 실종전담팀 148곳 가운데 111곳은 야간에 경찰관 1명만 근무한다. 신고가 몰리는 밤 시간대에 접수부터 추적, 종결까지 한 사람이 모두 떠안는 구조다. 전국 261개 경찰서 가운데 아예 실종팀이 없는 곳도 114곳(44%)이나 된다. 서울청의 한 경찰관은 "실종'전담팀'이라고 하는데, 실종과 수사 업무를 같이 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1~2년 순환보직으로는 전문성을 쌓기 어렵고, 승진에 유리하지도 않다"며 "실종은 법이 아닌 경찰청 예규(실종아동 및 가출인 업무처리 규칙)에 따른다. 사고가 터지기 전에는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개별 사건 잘못으로 경찰 전체가 매도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암 3기 진단인데 빨간약 바르는 격" 실종·변사 사건에서 전체 형사사건으로 범위를 넓히면 경찰이 처한 상황은 더욱 복잡하다. 한 해 경찰에 접수되는 사건은 300만 건. 특히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부터는 법리 검토가 필요한 경제사범, 특수 사건마저 대부분 경찰이 전담하고 있고, 2023년 경찰의 사건 반려를 금지하는 수사준칙이 생기면서는 부실수사, 지연 처리, 사건 암장에 따른 부작용이 커졌다. 실제 경찰 불송치에 대한 이의신청은 2021년 2만7262건에서 2025년 5만6165건으로 4년 사이 2배 이상 급증했다. 여기에 오는 10월2일부터 검찰의 보완수사마저 없어질 경우 그동안 검사가 진행하던 보완수사 사건을 모두 넘겨받아 최장 2개월 안에 해결해야 한다. 인력·예산 부족 탓도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경찰 책임이 덜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번 제주 30대 여성 실종·변사 사건이 시스템 부재가 원인이었다면, 전남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에서는 책임 회피를 위한 명령 하달, 제 식구 감싸기라는 또 다른 폐단이 드러난 상황이다 모바일 바다이야기 황금고래 . 담당 수사팀이 장윤기 부친인 장아무개 경감에게 수사 상황을 알리는가 하면 리얼돌·케이블타이 등 핵심 증거를 누락한 사실이 검찰 보완수사 과정에서 밝혀졌다. 연이은 악재에 김종철 신임 경찰청장 직무대행(경찰청 차장)은 취임 첫날인 9월3일 전국 경찰 지휘부를 한자리에 불러 "경찰이 부족했습니다"라는 대국민 반성문을 읽었다. 그러면서 철저한 쇄신을 약속했다. 정치권에서도 경찰 개혁에 칼을 빼든 상태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경찰의 '6대 폐단'으로 △제 식구 감싸기 △사건 암장 △무단 종결 △증거 은폐·조작 △수사 정보 유출 △개인정보 침해 등을 꼽으며 △외부 감사 확대 △수사 제척 사유 강화 △피해자에 대한 설명·책임 강화 △부실수사에 대한 법적 책임 강화 등을 언급했다. 다만 제주·광주 사건 모두 보완수사권이 작동하던 시기에 벌어진 일이라며 기존 검찰 개혁과는 선을 그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국무총리실에 경찰 개혁기구 신설을 지시했다. 전문가들은 문제가 생기면 각종 개혁기구가 난립 하고 문제 된 부분만을 고치려는 땜질식 접근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 개혁을 단편적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지금 암 3기 진단을 받았는데, 눈에 보이는 상처에 빨간약만 바르겠다는 것"이라며 "경찰의 근본 문제는 축소지향적 수사가 고착화됐다는 데 있다. 수사 전문성을 키우는 대신 승진에만 목매도록 시스템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외부 통제 강화, 계급 단순화, 경찰관 면허갱신제도 도입 등의 법 개정을 통해 경찰 패러다임을 바꿀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이어 "미국은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만들어 경찰 개혁을 직접 챙긴다. 경찰은 작은 정부이고, 경찰과 시민들의 관계가 틀어지면 민심 이반이 일어나기도 쉽다"며 "개혁 조직이 난립해서는 개혁 동력이 안 생긴다. 미국처럼 대통령이 직접 개혁안을 챙기고 이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검찰을 통한 경찰의 '수사 통제' 기능을 복원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검사·국회의원 출신인 금태섭 변호사는 "지금 민주당에서 외부 통제 강화, 국가경찰위원회 실질화 등 여러 방안을 말하는데, 생각대로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손쉬운 방법은 검찰을 통한 경찰 수사 통제다. 모든 선진국에 검찰이 존재하는 이유는 공소 유지도 있지만 경찰 수사를 통제하려는 것이다. 검찰이 개혁된 것은 누구도 통제하지 못해 권한을 남용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릴게임 사이트 . 그렇다면 권한이 커진 경찰 역시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경찰 수뇌부 대폭 물갈이…청장은 21개월째 공백 9월1일 한밤중에 경찰 고위직 인사가 전격 발표됐다. 전국 18개 시도 경찰청장 가운데 14명(78%)이 교체됐고, 치안감 직위는 81%를 물갈이했다. 정부는 이번 청장 인선에 연고가 있는 지역에서 근무할 수 없도록 한 향피제를 전면 적용했다. 제주 실종 허위종결 사태의 책임을 물어 고평기 제주경찰청장은 지난달 내정됐던 치안정감 승진이 취소됐다. 그러나 이번에도 경찰청장 자리는 채워지지 않았다. 경찰청장은 조지호 전 청장의 직무가 정지된 이후 21개월째 비어있다.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가 조 전 청장 탄핵소추를 인용하면서 공식 궐위 상태가 됐지만 후임 인선은 없었다. 그사이 이호영·유재성 차장이 차례로 대행을 맡았고, 이번 인사로 김종철 신임 경찰청 차장이 세 번째 직무대행이 됐다. 김종철 신임 청장 직무대행은 9월2일 출근길에 "국민 불신이 높은 상황에서 어떻게 추슬러야 할지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정부는 경찰청장을 공석으로 두고 있는 이유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이에 갖가지 추측만이 난무하는 상황이다. 여권에서는 검찰 개혁에 이어 경찰 개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새로운 수장을 임명하는 것이 되레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야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주도권을 쥐고 수사기관 직할 통제에 나선 것이라는 의구심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치안정감 7명 가운데 치안총감인 경찰청장을 지명하는 폐쇄적인 인사 구조를 바꾸려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원인이 불명확한 채 수장 공백이 길어지면서 내부 불만은 이미 표면화됐다. 민관기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위원장은 "대행 체제 장기화로 일선이 아수라장이 됐다. 다들 할 일은 안 하고 상부 눈치만 보는 조직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한 경찰청 간부는 "경찰 책임이 더 커졌다면서 조직을 책임질 청장 인사는 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직무대행은 인사권과 조직 개편 권한이 사실상 제약되고, 정책 결정의 무게도 다를 수밖에 없다. 국회에서 경찰이 처한 상황을 대변할 목소리도 없다"고 했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앞으로 대한민국 수사는 경찰이 다 해야 한다. 엄청난 준비가 필요한 상황인데, 지도자 없는 직무대행 체제는 현상 유지만 하라는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경찰청장을 뽑아 힘을 실어주고 새 형사사법체계에 맞는 프로그램을 스스로 만들게 하고, 실행 결과를 감당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외부 통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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